디지털금융 전쟁터로 변한 아시아...인터넷은행 설립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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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 다수 국가가 전통 금융 틀을 깨고 '디지털 금융' 사업 확대에 나섰다.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진화하는 금융 서비스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아시아가 글로벌 디지털금융 격전지로 부상했다.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지역 다수 국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그간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는 통상 1~3개의 인터넷은행을 운영했다. 현재 인터넷은행 보유현황은 일본 6곳, 중국 3곳, 인도 3곳, 대만 3곳, 베트남 3곳, 한국 2곳, 홍콩 1곳, 필리핀 1곳이다.

보고서는 최근 아시아 전역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은 올해 상반기 앤트파이낸셜, 텐센트, 샤오미 등이 주도하는 '가상은행 컨소시엄' 8곳에 인가 승인을 내줬다. 올해 말부터 서비스한다. 싱가포르는 은행산업 자유화 일환으로 5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추진 중이며, 이달부터 접수를 시작했다.

대만은 지난달 컨소시엄 3곳에 인가를 승인했다. 말레이시아도 해외 은행과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가 인터넷은행 설립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은행 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언더뱅크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많다.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뿐 아니라 다 인구 국가인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역시 은행 서비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제대로 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수백만명의 잠재 고객을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리적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고정비용 지출이 적은 만큼 합리적인 금리 정책을 통해 대출 등 혁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선진국 시장에서도 인터넷은행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홍콩에서는 HSBC, 항셍은행 등 시중은행이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어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이를 상쇄할 대항마로 가상은행을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인터넷은행 확산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은행 산업 경쟁 수준을 끌어올리고,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각 산업 주체간 역학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에서 가상은행 인가가 본격화하는 만큼 해당 은행들이 본국을 발판 삼아 해외에도 적극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국내 은행도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앞두고 대응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전역의 인터넷은행 도입 증가는 기존 은행권의 디지털화까지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지점 등 물리적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전통 은행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표]아시아 인터넷전문은행 현황
<[표]아시아 인터넷전문은행 현황>

인터넷은행의 전통금융 산업 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중장기로 기존 은행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혜원 연구원은 “중국 위뱅크의 경우 전통 금융사 예금실적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고, 일본 라쿠텐도 유통 부문을 결합해 시장지배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면서 “국내 은행도 디지털 혁신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핀테크와 디지털 채널 강화를 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