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무전기 신규 허가 종료···제조·유통 지속

올해부터 신규 허가가 종료된 아날로그 무전기가 여전히 제조돼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조사는 지난해 생산한 재고품인 것처럼 지난해 제조일자를 찍어서 출하하는 등 편법이 횡횡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올해부터 신규 허가가 종료된 아날로그 무전기가 여전히 제조돼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조사는 지난해 생산한 재고품인 것처럼 지난해 제조일자를 찍어서 출하하는 등 편법이 횡횡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올해부터 아날로그 무전기 신규 허가 종료에도 아날로그 무전기가 제조·유통되고 있다. 일부 제조사는 지난해 생산한 재고품인 것처럼 제조일자를 위조해 출하하고 있다.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아날로그 무전기가 공공연하게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아날로그 무전기는 지난해 이전 생산돼 허가를 받은 제품이 아니라 올해 생산된 불법 제품이다.

건설 원청 업체가 아날로그 무전기를 사용, 하청 업체도 아날로그 무전기를 구매하는 게 원인이다.

무전기 제조사 관계자는 “원청업체가 전환 의지가 없어 하청 업체도 불법으로 아날로그 무전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상황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본 문제는 아날로그 무전기를 제조하는 업체가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제조사는 지난해 생산된 재고를 판매하는 것처럼 제조년원일을 위조해 생산·공급한다. 적발되면 '신규 생산 제품'이 아니라 '재고 판매'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지난해 생산 제품이라도 신규 허가는 받을 수 없어 불법인 것은 마찬가지다.

법률 허점도 제조사와 판매사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 현행 법률은 허가받지 않은 아날로그 무전기를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소비자에만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제조사와 판매사에는 어떤 책임도 지울 수 없다.

일부 판매사는 이를 악용해 소비자에게 '올해부터 아날로그 제품은 신고·허가를 받지 못하니 사용하다가 적발돼도 판매사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전기 제조사 관계자는 “아날로그 무전기가 이전보다 많이 판매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아날로그 무전기는 대형 전기·전자상가와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된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선 아날로그 무전기가 검색된다.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 쇼핑몰에 아직까지 아날로그 무전기를 등록한 제조사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파수 이용 효율화와 무전기 산업 활성화, 아날로그 무전기 보안성 극복을 위해 전파법을 개정, 올해 1월 1일부터 아날로그 무전기 신고 허가를 종료했다.

그럼에도 일부 제조사가 아날로그 무전기를 생산·공급하면서 법률 개정 취지가 무색한 상태다. 법률을 준수해 디지털 무전기를 제조·판매하는 제조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

홍보와 계도가 아닌 강도 높은 단속으로 불법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표〉아날로그와 디지털 무전기

아날로그 무전기 신규 허가 종료···제조·유통 지속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