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선(戰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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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기자
<박지성기자>

국내외 인터넷 기업의 망 이용대가 역차별 해소 논의가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 제정을 둘러싼 논쟁으로 전이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을 반대한다고 공식화했다. 페이스북은 방송통신위원회와의 행정소송 판결을 앞두고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망 이용대가 계약 원칙을 명시한 가이드라인이 사업자 간 자율적·사적 계약 원칙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망 이용대가에 대한 규제가 망 이용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스타트업 등 중소CP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망 이용대가 논의의 근본 배경을 고려한다면 논쟁 전선이 잘못 구축된 것은 아닌 가 의문이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CP는 국내 유무선 데이터트래픽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망 이용대가는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망 자원과 투자비용은 한정적이다. 글로벌CP가 부담해야 할 망 투자비용을 통신사, 이용자, 국내 CP가 어떤 형태로든 분담하는 구조다.

망 이용대가 규제 논의는 글로벌CP가 적어도 '공짜'로 망을 이용하지 않도록 망 이용대가 분담 체계에 편입시키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후 발생하는 사업자 간 세부 망 이용대가 지불 수준은 계약과 협상 문제다. 역차별 해소 규제 찬반론자 모두 건전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이라는 명분을 제시했다.

인터넷 생태계 참여자 간 망 이용대가 분담이라는 원칙에 동의한다면 중소CP가 과도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강구하면 된다. 합리적 범위에서 특정 매출 이상 등 기업 규모를 고려해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된다. 매출 1조원 이상,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 글로벌 기업 대상으로 적용하는 기업의 국내 대리인제도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논의 자체를 거부해선 안 된다. 망 투자비용 분담 체계에 구멍이 난 현재 인터넷 생태계를 결코 건전하다고 볼 수 없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