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A형간염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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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핫이슈]A형간염의 역습

A형간염 환자가 급증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만167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635명 대비 7배, 감염환자 수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A형간염 환자 수는 2011년 5521명, 2012년 1197명, 2013년 867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4년 1307명, 2015년 1804명, 2016년 4679명으로 급증했다가 2017년 4419명, 2018년 2437명으로 다시 주춤했다.

올해처럼 한해가 다 가기도 전에 감염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A형간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잠복기는 2주에서 6주 정도다. 주로 급성이고 치사율은 0.1~0.3%로 낮은 편이다.

발열, 구토, 두통, 황달, 암갈색 소변 등과 같은 증상이 보이면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눈이나 피부에 황달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제는 따로 없다. 자연적으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만성 간 질환자나 노약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부전,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간세포가 기능을 상실하면 8주 안에 간성혼수를 일으키는 '전격성 간염'에 걸려 사망할 위험성도 있다. 만성화되지 않고 완치하면 항체가 형성돼 이후 재감염되지 않는다.

예방법도 간단하다. B·C형간염과 달리 만성화로 진행되지 않는다. 백신접종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6개월 간격으로 2번 백신을 접종하면 평생 예방이 가능하다. 항체가 없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백신 2차 접종 후에는 거의 95% 확률로 방어항체가 생긴다.

바이러스는 1분간 85℃ 이상 가열해야 제거된다. 조개류는 90℃에서 4분간 열을 가하거나 90초 이상 쪄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A형간염 감염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날씨, 위생상태와 무관치 않다.

A형간염은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이다. 사람이 전파하거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휴가철을 포함해 5~9월에 집단발생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A형 간염 등 수인성, 식품매개감염병이 집단발생하는 시기를 보면 5~9월 집단발생 건수의 비중은 2016년 46.7%, 2017년 53.2%, 2018년 47.1%에 달했다.

최근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조개젓을 섭취한 고객이 집단 감염된 사례도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올해 중국산 조개젓을 검사한 결과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6번이나 검출됐다.

무더위로 습도가 높아지고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사람 간 접촉이 잦고 상한 음식을 먹을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 조성되는 요즘이 가장 위험한 시기다.

기후변화로 인한 무더위가 A형간염을 비롯한 수인성, 식품매개감염병의 발병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강수량, 기온에 따라 세균 증식 양상이 크게 바뀌는데 최근 여름철 온도가 매년 상승하는 추세기 때문에 세균 증식에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과 살모넬라균감염증, 장염비브리오균감염증, 황색포도알균감염증, 노로바이러스감염증 등도 A형간염과 감염경로가 비슷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