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불티나듯 팔리는데"…오프라인에서만 거래, 파리 날리는 저축銀

"골드바 불티나듯 팔리는데"…오프라인에서만 거래, 파리 날리는 저축銀

저축은행업계 골드바 판매 실적이 바닥이다. 이미 중단한 곳도 상당수다. 경제 불안감이 고조하면서 안전자산인 금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과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에 국한된 판매 채널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금 판매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DB저축은행 등 골드바 판매에 나섰던 저축은행 중 대부분이 현재 판매를 중단하거나 판매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골드바 판매가 허용되면서 상당수 저축은행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면서 “그러나 판매량이 없거나 미미해 실적을 밝히기도 민망한 수준이고 대부분 저축은행은 이미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골드바 판매는 2016년 저축은행중앙회가 '상호저축은행 표준업무방법서'에 '금지금(금) 판매대행업무'를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가 마련한 상호저축은행 표준업무방법서에 명시된 업무만 가능한데 금 판매를 허용하면서 부대 수익 확보를 위해 나선 것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대다수 저축은행은 실적이 거의 없다. 사업을 중단한 곳도 많다. 현재 골드바 판매가 급증하는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사 상황과 대조적이다.

실제 KB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3월 34억5000만원에서 4월 87억7300만원, 5월 171억9600만원으로 급증했다. 6월 89억1200만원, 7월 73억6900만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연초 판매액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점에 방문해서만 골드바 판매가 가능해 시중은행이나 다른 금융사 대비 접근성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다”면서 “제한된 판매채널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금 거래량 증가는 가격 상승과 직결된다. 미중 무역분쟁 등을 비롯한 대내외 경제 불안감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14일 기준 국제 금시세는 원달러 환율 1212.80원 기준 트로이온스당 1502.23달러를 기록했다. 6년 만에 15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역시 금 관련 다양한 온라인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중은행은 금통장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규제로 온라인 등에서 취급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3월 누적기준 이커머스 등에 판매된 골드바(순금상품)는 1만8500건으로 작년(1만4300건) 대비 70억원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판매 건수도 29%나 늘었다. 특히 온라인에서 주로 한돈(3.75g) 단위로 젊은 층 구매가 급성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최근 고도화된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 취급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저축은행에 허용했던 다양한 사업을 모바일에서도 영위하도록 규제를 열어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