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과기정통부·방통위 수장에 쏠린 시선...산적한 과기 현안 어떻게 풀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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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수장 후보자로 최기영 서울대 교수와 한상혁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에 따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처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잇달아 치르게 됐다.

3월 KT 청문회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나 다름없던 과방위가 오랜 만에 정책 이슈로 분주해질 전망이다.

두 수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진흥과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혁신, 망 이용대가 역차별 해소 등 중책을 맡았다. 인사청문회·국감도 이와 관련해 두 부처 수장 역량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두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와 청문회, 국감 이슈를 미리 짚어 봤다.

[이슈분석] 과기정통부·방통위 수장에 쏠린 시선...산적한 과기 현안 어떻게 풀어나갈까

<과학기술 분야>

◇日 수출 규제 대응...R&D 효율성 극대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앞에 놓인 최대 현안은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이다.

소재부품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기술을 파악하고 R&D로 기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 관점에서 과학기술 기초체력을 좌우하는 기초·원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핵심 산업 기술 내제화의 성패를 좌우할 연구개발(R&D) 관련해 최 후보자가 어떤 운영의 묘를 낼 지 주목된다. 당장 정부는 소재부품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R&D예산을 올해 20조5000억원에서 내년 22조원대로 크게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후보자도 취임 일성으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온 국민이 체감하는 시점”이라면서 “해당 분야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관련 부처와 협력하면서 이 문제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수출규제에 해당하는 정책만이 아니라 향후 국가의 미래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과학기술, 정보통신 정책의 쇄신을 이루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가 강조한 R&D 혁신 방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R&D 프로세스를 점검해 혁신을 꾀한다는 게 최 후보자 구상이다. 최근 발생한 변수에 신속 대응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 세금이 헛되이 쓰이는 것은 막겠다는 뜻이다.

최 후보자는 “과학기술정책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면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면서 “혁신적인 기술은 기초과학의 토대 위에서 발전한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기초연구 예산 확대를 국정 과제로 내건 정부 방향과 일치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색깔을 낼지가 관전포인트다.

최 후보자가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R&D 혁신 세부 계획은 즉답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연구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R&D 시스템에 큰 폭의 변화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따른다. 시류에 편승해 예산을 확보하는 '가짜 사업'을 가려내기 위해 R&D 검토, 배분·조정 절차도 강화할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청문회에서도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관련 최 후보자의 철학과 역량을 검증하는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연구요원 조정안 부처 협의

국방부는 병역특례 정원 축소 계획을 밝히고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한 부처다. 국방부는 전문연구요원 정원을 현재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병역 대상자가 군에 입대하는 대신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근무하며 과학기술 연구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박사급 1000명, 석사급 1500명을 합쳐 매년 2500명을 선발한다.

국방부는 석·박사 정원을 현재 대비 절반으로 줄이거나 박사 정원을 유지하되 석사 정원을 3분의 2 가량 감축하는 방안, 박사급 인력만 유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달 안으로 부처 협의를 마치고 최종 감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처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데다 산학계의 극심한 반발까지 마주하면서 최종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기업 병역특례 정원을 확대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부처 협의는 사실상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출연연, 대학을 비롯해 산업계까지 전문연구요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원 유지 필요성을 강조한다. 기술과 인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후보자가 어떤 논리로 부처 협의를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어수선한 과기계 사기 진작해야...청문회 대응도 관건

과기계는 과기정통부의 새 수장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사기를 진작하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대한 감사 이후 연구윤리 불감에 대한 우려와 함께 표적 감사 논란이 동시에 일었다. 과기계 목소리가 분열되고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

과기정통부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산하기관 '역할과 책임(R&R)'을 다시 세우고 사실상 정원 조정에 착수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출연연 역할을 재설정해 시너지를 확대하는 등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일부 출연연은 내홍을 겪기도 했다. 정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동시에 현장 목소리를 최대한 포용하는 소통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 후보자에 대한 세평은 '인품과 실력을 두루 갖춘 학자'로 요약된다. 최 후보자가 재임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 평가에서도 전문성과 인품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뤘다. 출연연 노조도 일단 최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청문회 대응 능력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학회, 논문 등 연구윤리 관련 검증이 대폭 강화된 상황에서 야권 공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교수 출신 장관에게는 정무 능력과 국회 대응 측면에서 물음표가 따른다. 최 후보자의 국회와의 소통, 정무감각 관련 평가는 청문회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 분야 조직 개편 나올까

과기정통부 2차관실 소관 조직에 대한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후보자가 1차관실 소관 조직도 변화를 줄 지 관심이 쏠린다. 과기정통부 1차관은 과학기술, 2차관은 정보통신기술(ICT)이 각각 주된 분야다.

1차관 산하 조직개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지만 아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회를 비롯해 과기정통부 안팎에서 우주개발 전담조직 신설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우주개발 사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 담당한다. 연구정책관은 우주개발 외에도 원자력 진흥 등 거대〃공공분야 연구의 진흥을 맡는다.

거대공공연구정책관 내 거대공공연구정책과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 수립, 우주분야 전문인력 양성, 우주발사체 개발사업 추진, 우주문화 확산 등을 담당한다. 우주기술과는 인공위성 개발 정책 수립, 우주천체와 우주환경 관측과 활용, 우주물체 등 우주위험 대비 계획 수립 등을 책임진다.

부처별, 사업별 예산 신청·심의로 인해 예산 배분〃조정 시 국가 차원의 우주정책의 방향성에 따른 배분·조정을 고려하기보다 세부 내용에 집중하는 구조다. 일관성 있는 예산 투자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과기정통부와 국방부가 독립적으로 우주개발을 진행 중이다. 위성정보 활용 수요가 있는 부처 간 활용 기술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서 중복 투자도 우려된다.

국회는 최근 '2019년 국정감사 이슈'에서 우주개발 전담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를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과기정통부의 외청 형태로 우주청을 설치하거나 실 또는 국 규모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도 내부적으로 이런 방안을 검토해왔다. 최 후보자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