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3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한국 반도체 바짝 뒤쫓아

마이크론 1z 양산 보도자료. <사진=마이크론 웹사이트>
마이크론 1z 양산 보도자료. <사진=마이크론 웹사이트>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3세대 10나노급(1z) D램 양산으로 삼성전자 기술을 바짝 뒤쫓고 있다. 또 최근 싱가포르 공장 증설로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6Gb(기가비트) 용량 DDR4 D램을 대량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10나노(㎚) 공정 가운데서도 3세대에 해당하는 '1z'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IT 기기 내에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전달하는 D램 칩은 미세한 회로들로 구성돼 있다. 전기 신호를 빠르게 전달하는 도로 역할을 하는 회로는 칩 크기가 줄어들수록 폭이 더 좁아져야 한다.

10나노 공정과 1z라는 용어는 이 고민에서부터 나왔다. 10나노 공정은 회로의 폭(선폭)을 1억 분의 1m인 10㎚ 대로 그려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공정 안에서도 1x, 1y, 1z로 나눈다. x에서 z로 갈수록 공정이 세분화한다. 1z는 10나노 영역 내에서도 상당히 발전한 수준인 3세대까지 진입했다는 뜻이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16Gb 용량 DDR4 D램은 업계에서 처음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스콧 드보어 마이크론 부사장은 “업계에서 가장 미세한 D램 양산은 마이크론 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업계에서 가장 처음 양산한 제품과 함께 다양한 제품군과 고부가가치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세계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3월 1z 기술 개발 완료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1y 제품 양산을 시작한지 16개월 만에 3세대 8Gb DDR4 D램 개발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올 하반기 양산을 본격화한다.

마이크론은 이번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발표했던 8Gb 제품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마이크론 측은 “마이크론의 16Gb 제품은 기존 8Gb DDR4 D램보다 전력 효율이 약 40% 가량 높다”며 “폭넓은 1z 제품으로 높은 집적도와 많은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D램 기술 차별화로 업계 1위 회사를 바짝 추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이번 양산이 PC용 DDR4 D램과 함께 모바일용 D램(LPDDR4), 그래픽용 D램(GDDR6) 기술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론은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 강세로 쪼그라든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싱가포르 신규 생산라인 팹 10A 건설을 마치고 준공식을 열었다.

약 4만6000㎡ 규모 생산라인에는 약 18조2000억원 투자금이 들어갔다. 이곳에서 하반기부터 96단 이상의 3D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15년 14.6%에서 2018년 10.6%로 4%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2.8%), SK하이닉스(29.6%)에 이은 3위(23.1%)를 기록했다.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IHS마킷>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IHS마킷>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