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줄줄이 코스닥행...신약 개발 탄력

MD헬스케어 연구진이 김치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MD헬스케어 연구진이 김치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코스닥 상장 도전이 이어진다. 오랜 연구개발(R&D) 노력이 상업화 결실로 이어진데다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자금 확보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려는 기업 전략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천랩, 고바이오랩, MD헬스케어, 지놈앤컴퍼니 등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분주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몸 속이나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질병 진단, 원인 분석, 치료제 개발까지 시도하는 영역이다. 현대의학이 풀지 못한 난제를 해소하는 기대주다. 최근 비만, 당뇨, 아토피부터 치매, 각종 암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된다.

지난해 유산균을 넘어 마이크로바이옴 영역까지 확대한 비피도가 코스닥 시장에 첫 입성 후 후발주자가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앞서있는 곳은 천랩이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키트, 서비스, 치료제 개발까지 시도한다. 5월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합격점을 받아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예심청구서를 제출한다. 3분기 내 증권신고서까지 제출, 연내 코스닥 입성이 유력하다.

황혜진 천랩 이사는 “12월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 중” 이라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준비하는 진단키트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금조달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천랩 관계자가 스마일바이오미 사이트를 보며 연구하고 있다.
천랩 관계자가 스마일바이오미 사이트를 보며 연구하고 있다.

고바이오랩과 MD헬스케어도 코스닥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고바이오랩은 6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최종 선정했다. CJ제일제당,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로부터 40억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

MD헬스케어는 이달 중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10월 말 기술특례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뒤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영역에서도 미생물이 내뿜는 나노소포에 초점을 맞춘다. 나노소포를 분석해 질병예측과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서비스를 조만간 출시한다. 면역항암제, 치매, 자폐증, 우울증 치료제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이 상장 배경이다.

최근 300억원이 넘는 시리즈C 투자 유치를 확정한 지놈앤컴퍼니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항암 치료제, 항비만 건강식품, 아토피와 여드름 개선 화장품 후보물질을 보유 중이다. 폐암 치료 면역항암제는 내달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한다. 지난해 말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는데, 내년 초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특히 시가총액 4000억원을 돌파,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는 만큼 코스닥 상장에도 대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코스닥 상장 러시는 기술이 성숙된 데다 관련 분야 시장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산균에 그쳤던 1세대 미생물 연구를 넘어 미생물과 질병과 연관성을 규명하고, 질병 예측과 치료제 개발까지 시도되면서 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연이어 시리즈 A, C 투자까지 유치하며 시장에서 인정받은 데다 신약개발까지 뛰어들면서 자금 확보가 절실했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는 “1990년대 말까지 이어진 합성신약에 이어 최근 세포, 유전자 치료까지 신약 흐름이 발전되지만 여전히 치료가 안 되는 미지 영역이 많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이 난제를 해결할 기대주로 부상한데다 시장 신뢰와 기업 연구결과 성과가 연이어 공개되면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모멘템으로 상장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표,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코스닥 상장 준비 현황>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줄줄이 코스닥행...신약 개발 탄력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