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3년만에 한국 상륙...구매계약 수 천명 몰렸는데 배정은 800대 뿐

이달 초 한국 판매를 확정한 테슬라 '모델3'의 국내 배정 물량이 800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델3는 19개월째 미국 전기차 판매량 1위 모델이다.

3년전 국내 사전 예약자 수가 세계 5위권 이었고, 최근에 테슬라코리아가 실시한 구매 계약엔 수 천명이 모일 정도로 국내 인기가 만만치 않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면서 시장 대기 수요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스타필드하남 테슬라 매장에 모델3를 구경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인사이드이브이스(EVs))
지난 15일 스타필드하남 테슬라 매장에 모델3를 구경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인사이드이브이스(EVs))

2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의 올해 한국 배정 물량이 800대 수준이다. 테슬라 영업자들이 렌터카 업체 등과 교류한 내용이다. 800대 가운데 100~200대는 렌터카 등 기업 대상 거래(B2B) 물량으로 활용된다.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600~700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모델3의 한국 물량이 적은 건 미국과 유럽 등 판매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 물량을 낮게 책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2017년 국내 출시한 '모델S'와 2018년 '모델X'의 국내 판매량이 저조한 것도 물량 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테슬라가 한국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2년 동안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1000대 안팎 수준이다.

모델3는 2018년 1월 미국 출시부터 현재까지 19개월 동안 미국 내 판매량 1위인데다, 올해 초부터 판매를 시작한 유럽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모델3의 연간 판매량은 25만~30만대가 예상되지만, 생산 공장은 미국 네바다 주에 위치한 테슬라·파나소닉의 합작공장인 기가팩토리가 유일하다.

최웅철 국민대 교수는 “전기차 인식 확산에 크게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인기에 비해 한국 물량이 적어 모델3를 원하는 잠재 수요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매년 전기차 보급 목표량을 채워야하는 정부뿐 아니라 국산 전기차 판매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렌터카나 일반 소비자 등 다양한 수요층에 대응하고 있지만, 한국 배정 물량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니콜라스 빌리저 전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2016년 말 테슬라가 실시한 '모델3' 사전 예약 당시, 전 세계 27만명 고객 중에 한국의 예약자 수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만 명 이상의 국내 고객이 예약금으로 1000달러를 건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출시된 모델3 가격은 트림별로 5239만원(표준형)부터 6239만원(장거리형), 7239만원(퍼포먼스)로 자동차선변경 등이 포함된 완전자율주행 옵션을 추가하면 771만원이 비용을 더 내야 한다. 현재 국고 보조금 900만원과 450만~1000만원인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최대 19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