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수소경제 핵심 '탄소섬유' 국산화로 국가 경쟁력 업그레이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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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기술원의 연구원이 탄소섬유를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DB>
<효성기술원의 연구원이 탄소섬유를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DB>>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강한 특성으로 강철을 대체해 산업 소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꿈의 소재'로 불린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 소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효성이 2013년 전주공장에서 최초로 양산을 시작하며 국산화에 성공했다.

20일 효성이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단일 공장 세계 최대 규모인 연 2만4000톤 규모 탄소섬유 양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복안을 내놓으면서 국내 생산 기반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도 고탄성율 탄소섬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어서 일본이 주도하던 고성능 탄소섬유 시장에서 국산화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날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가벼우면서도 더 강한 탄소 소재는 산업소재의 패러다임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그 끝을 단언하기 어렵고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후방산업의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면서 “많은 기업이 전주에 모여 탄소 클러스터를 만들고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더 창출해냄으로써 전주를 세계 최고 탄소산업 메카로 만들고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섬유는 원사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다. 제조 방법에 따라 팬(PAN)계와 피치(PITCH)계로 나뉜다. 철에 비해 무게는 25% 수준으로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10배 강하고 탄성율은 강철 대비 최대 5배, 열전도성은 알루미늄의 최대 6배로 우수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자동차, 스포츠, 조선, 우주·항공 산업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특히 가벼우면서도 일반 공기보다 수백배 고압을 견뎌야 하는 수소연료탱크 소재로 쓰여 '수소경제시대' 핵심 소재로도 꼽힌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연료탱크는 국내 중견기업 일진복합소재가 생산하지만 여기에 쓰이는 탄소섬유는 현재 전량 일본 도레이가 공급한다. 효성 측은 “수소차용 연료탱크 공급을 위해 국내 업체와 협업을 강화해 품질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제품 공급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분야에 따른 탄소섬유 사용 용도. (자료=효성)
<산업 분야에 따른 탄소섬유 사용 용도. (자료=효성)>

세계 탄소섬유 생산량에서 일본 도레이, 미쓰비시레이온, 토호 등 3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6%에 이른다. 이밖에 미국 솔베이, 독일 SGL 등이 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효성이 유일하게 팬계 탄소섬유를 생산한다. 효성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섬유는 도레이 T700(인장강도 4.9㎬, 탄성율 230㎬) 등급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탄성율이 340㎬ 이상인 T1000 등급 고급 제품 개발도 국가 전략소재 확보 차원에서 추진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효성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 컨소시엄으로 고탄성율 팬계 탄소섬유 기술개발 지원 계획을 세운다. 팬계 탄소섬유는 일반적으로 인장강도가 우수한 특징이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을 통해 고탄성율 팬계 탄소섬유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국내 탄소섬유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재고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전영표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탄소소재 분야는 단기간에 성과 도출이 어려운데다 미국과 일본이 40여년에 걸쳐 쌓아온 원천기술과 공정 노하우를 단기간에 동등한 수준으로 확보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인력양성이나 연구개발 투자, 과제 지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탄소섬유 생산기업인 효성과 관련 산업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소재의 신뢰성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탄소섬유 복합재료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팬계 탄소섬유 적용 확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