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방송통신기업 M&A 필요성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ET단상]방송통신기업 M&A 필요성

세계 경제가 제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으로 주도권이 이전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인수합병(M&A) 역시 ICT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ICT 산업군의 M&A 규모는 세계 M&A 시장에서 약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16년 ICT 산업에서 M&A 거래액이 8379억원, 전체 M&A에서 19.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 속에 특히 '미디어 플랫폼 사업 강화와 콘텐츠 확보'를 위한 M&A는 ICT 산업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미국 AT&T는 타임워너를 인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로의 사업 영역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스튜디오, 폭스 등 주요 콘텐츠 제작 업체와 함께 훌루를 인수해 OTT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국내에서도 방송통신 사업자 간 '빅딜'이 잇따라 공론화됐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M&A 계약,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 계약을 각각 마치고 정부 기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 방송통신 기업의 M&A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는 것은 통신서비스가 성숙산업으로 접어들어 더 이상 시장이 커지지 않는 데다 케이블TV 역시 IPTV와의 경쟁에서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는 통신사보다 저렴한 인터넷서비스와 방송을 제공했지만 통신사가 제공하는 IPTV와의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8년 11월 IPTV 가입자는 1417만명으로 사상 처음 케이블TV를 추월함에 따라 유료방송(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산업계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통신사와 제휴하거나 망을 임대, 무선통신서비스도 결합서비스로 제공하는 형태로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IPTV와 케이블TV 간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TV 시장 점유율은 30.6%로 전년 대비 1.9%포인트(P) 감소했다. 이에 비해 IPTV 점유율 합계는 69.4%를 기록했다. 가입자 매출 기준 2017년 IPTV 점유율은 64.9%인 반면에 케이블TV 점유율은 25.4%에 그쳐 IPTV 성장, 케이블TV 침체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런 와중에 미디어 시장은 케이블TV와 IPTV 간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통신과의 융합이 가속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필연의 산업 재편 과정이다.

이동통신 시장은 통신 3사뿐만 아니라 알뜰폰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2만7000명 이상 증가하던 가입자는 올 상반기 월 평균 1만7000명 수준으로 성장세가 급속히 위축됐다. 알뜰폰 1위 CJ헬로는 2013년 24%이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속 감소해 지난해 10% 미만으로 낮아졌고, 매출은 역성장했다. CJ헬로 스스로 알뜰폰 사업만으로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합종연횡을 모색하는 올해를 유료방송과 알뜰폰 시장 재편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 간 M&A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 확장을 통해 신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와 같은 후발 사업자의 M&A는 1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좁혀 시장 경쟁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저가요금 경쟁 위주인 알뜰폰의 경우도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운영 주체가 된다면 정체된 성장세를 반등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알뜰폰 시장 성장과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 증진을 기대할 수도 있다.

마침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심사 기관도 방송통신 M&A에 우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모쪼록 국내 기업이 M&A를 성공리에 마무리,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한편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

방송통신 기업 결합으로 인한 연관 시장의 선순환 파급 효과 극대화로 연계돼 침체된 시장에 동력을 제공하고 서비스 품질 향상, 가격 인하 등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박추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chuhwan@y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