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르포]전자부품연구원 SMIC 가보니..잠깐 배워 숙련공처럼 조립 척척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 데모 공장 <제공 스마트제조혁신센터>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 데모 공장 <제공 스마트제조혁신센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스마트제조혁신센터 구축 성과

전자부품연구원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는 우리나라 대표 국가 산업단지인 경기 안산시 반월 산업단지 내에 위치했다. 1987년 완공된 이후 노후화 된 반월 산업단지 내에서 최고 수준 스마트공장 기술을 글로벌 표준 기반으로 비교·시험할 수 있다. 5세대(G) 이동통신, 증강현실(AR) 등 신기술과 스마트제조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공정을 시연한다. 고도화 된 미래 스마트공장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안산 SMIC를 직접 찾아갔다.

◇SMIC, 5G에서 VR·AR까지 첨단 신기술 스마트공장에 접목

2016년 설립된 SMIC는 고도화 된 스마트제조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모델 공장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5G △가상물리시스템(CPS)·디지털트윈 △산업용사물인터넷(I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머신 △3D프린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9대 제조기술을 실제 제조공장에 적용하기 전에 공정을 시험할 수 있는 데모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자동차 부품과 전자 부품, 화장품, 제약에 이르기까지 주요 산업 기반 시험 공정을 구현했다.

경기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에서 기자가 스마트 워크벤치를 체험하는 모습
경기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에서 기자가 스마트 워크벤치를 체험하는 모습

SMIC는 어쩌면 실체가 불분명하게 보일 수 있는 스마트공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MIC에서 운영하는 스마트공장 체험프로그램을 활용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약 3000명에 달한다. 올해까지는 약 5000명이 방문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개별 구축 컨설팅도 120건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실무단까지 스마트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광범 SMIC 책임은 “센터 설립 초기에는 대기업 임원급이 주로 방문해 고도화 된 스마트공장 시설을 둘러봤다면 최근에는 중소기업 실무자가 센터를 많이 방문한다”며 “그만큼 기업들의 스마트공장 관심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경기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에서 기자가 스마트 워크벤치를 체험하는 모습
경기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에서 기자가 스마트 워크벤치를 체험하는 모습

◇신기술 접목한 공정 체험해보니…초보자도 쉽게 숙련 노동 가능

기자가 방문한 안산 SMIC 3층에서는 스마트 제조공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데모공장 체험공간이 있다. 공간 면적은 약 1652㎡(500평)이다. AR과 5G 등을 활용해 고도화 된 스마트공장에서 쓰이는 9개 공정 시험·체험 공간을 구축했다.

체험공간에서 협동로봇과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장운영, 표준 상호운영성 시험, 5G 기술 등을 접목한 활용한 물류·자재관리 방식을 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복잡한 조립 공정을 3차원으로 시각화 해 보여주는 '스마트 워크벤치' △실제 공장과 동일한 가상 공장을 만들고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해 공장을 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생산' △실제 공간과 동일한 가상공장을 기반으로 한 '가상 시운전(Virtual Commissioning)'으로 공장 운영을 검증하는 '디지털트윈 공장설계' △제품 생산공정을 쉽게 추가·삭제하도록 모듈화 해 새 생산 조건에도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미래형 생산라인인 '모듈형 유연생산' △제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품질을 인공지능(AI)에 기반해 판정하는 솔루션인 'AI 기반 제품 검사' 등을 구현했다.

기자가 직접 스마트 워크벤치를 활용해보니 AR 기기가 작업 순서를 알려줬다. 조립 할 때 나사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AR 기기 화면에서 가리키는 곳으로 이동하면 바로 다음 동작을 익힐 수 있는 식이다. 제조 공정 경험이 축적된 기업이라면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입력해 활용할 수 있다.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도 전문 숙련공이 할 수 있는 제조 공정을 익힐 수 있었다.

SMIC는 세계 최초로 5G 기반 스마트공장을 실증했다. 이에 걸맞게 5G를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공장 공정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볼트나 너트 등 부품을 싣고 나르는 물류이송 로봇이 배치돼 있는데 이 제품은 5G 통신 기술을 활용한다.

AI 기반 제품 검사 역시 5G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이 검사기기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학습을 통해 불량을 판별한다. 고용량 검사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을 무선통신으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5G 기술이 필요하다.

김 책임은 “5G는 기존 스마트공장에서 활용하는 와이파이(Wi-fi)와 비교해 데이트 응답이 빠르고 다양한 센서를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다”며 “SMIC에 있는 물류 이송로봇은 5G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으로 움직이고 AI 기반 검사기기도 5G를 활용해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 내 모듈형 유연생산 라인 <제공 스마트제조혁신센터>
스마트제조혁신센터(SMIC) 내 모듈형 유연생산 라인 <제공 스마트제조혁신센터>

◇스마트공장 고도화 기술, 실제 제조 현장서 속속 도입

SMIC에서 구현된 고도화 된 스마트공장 기술은 먼 미래에 실현가능할 것 같은 기술로 보이지만 실제 제조 현장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엔진피스톤 전문 제조업체 동양 피스톤은 수소차 엔진블럭 생산 공정에 스마트워크벤치 기술을 도입했다. 동양 피스톤이 쌓은 제조공정 경험을 DB로 만들었고 이를 AR 기기와 스마트 툴을 활용한 작업 공정에 접목했다.

이정근 동양피스톤 팀장은 “현대 수소차 넥쏘에 공급하는 연료전지용 인클로져와 매니폴드 어세이 제조 라인에 스마트 워크벤치를 도입했다”며 “수소차 부품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복잡한 공정이기 때문에 향후 스마트워크벤치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도화 한 스마트 제조 기술을 활용해 공정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도 있다. 로봇·미디어 기업 '상화'는 개인맞춤형 음료 생산이 가능한 초소형 스피드팩토리구축 기술을 SMIC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로봇 기업 아덴트로보틱스도 스마트 제조공정을 활용해 다관절 로봇을 정밀 제어하는 컨트롤러인 '로봇제어기'를 만들고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