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프로듀스101' 논란, 컬처플랫폼 독점 문제로 봐야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최근 '프로듀스X101' 유효투표수 조작의혹으로 비롯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논란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프로듀스X101'에서 비롯된 유효투표수 조작은 물론 악마의 편집이나 일부 선정적인 느낌의 콘셉트 등에도 문제가 있다며 해당 프로그램들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CJ ENM 제공
<사진=CJ ENM 제공>

과연 논란의 중심에서 선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어떤 영향과 문제를 갖고 있을까? 기자수첩을 통해 '[엔터테인&]'프로듀스101'이 K팝에 남긴 명암(22일자 전자신문 24면)'에서 다뤘던 내용에 대해 좀 더 바라본다.

사실 오디션 포맷은 K팝스타·슈퍼스타K·히든싱어 등 출연자부터 투표자까지 대국민 형태로 진행되면서 큰 관심을 얻어온 바 있다.

하지만 오디션 통과자라고 하더라도 '일반대중 가운데 실력자'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직업적인 연예인으로 인정받기 까지는 상당시일이 소요됐다.

사진=CJ ENM 제공
<사진=CJ ENM 제공>

이는 대중과 인접한 엔터산업에서 다소 난제로 꼽혔던 바, 기본적인 팬덤형성 조건이 있고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온 아이돌 연습생들을 스타로 빠르게 육성하는데 눈을 돌리게 됐다. 이것이 최근의 아이돌오디션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아이돌 오디션은 글로벌 대중성 높은 장르특색과 함께 K팝 대표스타들을 배출하는 하나의 플랫폼이라는 성격으로 자리 잡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프로듀스101'이다. 잇따른 대결구도 속에서 연습생들의 노력과 함께 이들의 무대를 보여주고, 대중으로부터 인정받는 아이돌 스타로서 출발을 이어간다는 스토리라인을 만들게 된 것이다.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안착된 아이돌 오디션의 개념은 플랫폼으로 점차 고착화되면서 자체의 순기능을 넘는 역기능을 불러오고 있다.

쉽게 보자면 프로그램 제작사가 만들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을 아웃소싱형태로 마련하는 양상이 굳어진데서 오는 단점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우선 제작사와 스태프의 의도대로 편집되는 '리얼예능' 개념 속에 프로그램 자체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소재로 연예기획사와 연습생들이 끼어있는 형국이 펼쳐진 게 그것이다.

이런 모습은 대부분 미성년자에 가까운 연습생들에게 남녀불문하고 선정적인 이미지를 드러낼 것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극적인 효과를 위해 연습태도나 인성, 실력 등의 부진을 자극적으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소속사별로 또는 연습생별로 콘셉트나 이미지를 위해 의도적인 상의탈의나 시스루의상 등을 선정적으로 비출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자체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다.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기사에서 지적했던 바대로 군소기획사 연습생들을 활용한 그룹으로서 수익정산은 물론 활동 마무리 이후 연계를 위한 노력들이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오아이는 프로젝트 종료 이후 멤버들이 원 그룹에 복귀한 이후에도 크게 힘을 얻지 못하자, 해체이후 약 2년 만에 재결성에 돌입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는 상생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아웃소싱 상품으로 생각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터진 유효투표수 조작논란 등 의도적인 은폐의혹은 프로그램 자체는 물론, 출연했던 연습생과 프로젝트 그룹들의 신뢰도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 연습생들이다. 아이돌 소속사 연습생은 10대 초중반의 첫 시작과 함께 연습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매주, 매월, 매년 평가를 거치는 게 일반적이고, 실질적으로 데뷔조가 되기 위해 그만큼 노력을 한다. 이러한 연습생들이 프로그램의 편집에, 의혹과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 그동안의 노력 자체가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 지망생들은 이보다 더 많기 때문에, 연습생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의지로 소속사와 방송 제작진에게 읍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K팝 산업을 넘어 사회적인 관점에서 봐도 상당한 문젯거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아이돌 오디션' 포맷이 무용한 것은 아니다. 아이돌 지망생은 물론 실제 데뷔한 스타들도 부지기수로 많은 상황에서, 노이즈콘텐츠 시대라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소셜플랫폼과는 별도로 실질적인 K팝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외에 비춰지기 위한 노력으로서는 아이돌 오디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러한 일련의 장단점을 따져봤을 때 유효득표수 조작논란을 비롯한 일련의 관계자 조사만에 집중해 오디션프로그램의 존폐논의를 따지는 것은 단기적인 해결책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벤치마킹 프로그램들이 다수 나타남에도 '프로듀스101'이 굳건히 시리즈를 이어온 것은 폭넓은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장을 열고, 다수 아이돌 인재들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비춰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실질적인 문화주체로서의 대중과 산업관계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다각적인 시각으로 현 '프로듀스101' 시스템을 바라보고 수정하는 방향으로 현 논란을 적극 고찰해나갈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원천적인 해결법을 찾는 예로는 포털사이트들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서비스들을 플랫폼화 한 국내주요 포털사이트들은 소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과거를 넘어 현재는 변화의 폭을 넓히는 등 서비스 주체들, 대중과 호흡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곧 상시 플랫폼화 된 '프로듀스101'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단순히 소속사와 연습생들을 부각 시켜주면서 수익을 구상할 것이 아니라, 업계 관계자는 물론 시청자들까지 각계각층이 함께 프로그램 제작, 운용 방식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프로듀스 101'을 누구나 수긍 할 수 있는 K팝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잡도록 해야할 것이 필요하다 본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