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FTA' 정식 서명...'노딜 브렉시트' 리스크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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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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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영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이후 양국 국회에서 비준동의를 거치면 FTA가 발효된다.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을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를 단행하더라도 양국 무역 관계는 기존과 같이 유지된다. 양국은 추후 '한-유럽연합(EU) FTA'보다 높은 수준의 FTA를 위한 추가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첨단 유망 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간 경제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트러스(Elizabeth Truss)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한-영 FTA' 협정문에 정식 서명했다.

우리나라와 영국은 지난 6월 한-영 FTA 원칙 타결을 선언한 이후 협정문 법률 검토와 국내 심의절차를 진행했다. 오늘 서명을 마지막으로 양국 간 협상 절차를 끝낸다. 이후 양국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면 FTA가 정식 발효된다.

우리 정부는 브렉시트에 따른 위험부담을 없애기 위해 영국과 FTA를 체결했다. 기존에는 한-EU FTA를 바탕으로 영국과 무관세 무역을 할 수 있었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이 같은 혜택이 취소될 위기에 있었다. 영국과 FTA에 정식 서명하면서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더라도 한-EU FTA 수준 특혜 무역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주요 수출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영국에 수출할 수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 기업이 영국에 수출하는 전체 상품 중 99.6%는 무관세를 적용한다. 한-영 FTA를 체결하지 않으면 평균 4.73% 수출 관세를 적용받아야 했다. 이 같은 부담이 없어진 셈이다.

양국은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3년 한시적으로 역내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이 EU 물류기지를 경유해 영국에 수출하더라도 한-영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EU에서 인정하던 지리적 표시는 인정한다. 영국 측 주류 2개 품목, 우리 측 농산물·주류 64개 품목을 지속적으로 보호키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영국과 기존 수준 통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향후 한 단계 높은 수준 FTA를 추진한다. '노딜 브렉시트'가 시행돼 이번 FTA가 발효하게 되면 2년 안에 개선협상을 개시한다. 영국이 합의를 거쳐 EU를 탈퇴하는 '딜(deal) 브렉시트'를 단행하면 '한-EU FTA'를 넘어선 수준 협상을 진행한다. 투자, 무역구제 절차, 지적재산권, 원산지 등에 대해 추가 협의를 추진한다.

양국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미래차·바이오·시스템반도체 등 첨단 유망 5대 산업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 올해 양국 공동펀딩 R&D 사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양국 기술 협력을 지속 추진한다.

유 본부장은 “한-영 FTA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교역을 통해 양국 공동번영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우리 기업이 브렉시트 같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교역과 투자활동을 펼치도록 선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장관은 “영-한 FTA 체결로 통상 관계 연속성을 마련했다”며 “브렉시트 이후에도 양국 기업이 추가 장벽 없이 교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