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기 쉬운 척추압박골절도 AI가 진단, 국내 첫 의료기기 SW 허가

딥노이드 연구진이 인공지능 질병 진단지원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딥노이드 연구진이 인공지능 질병 진단지원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척추압박골절 진단지원 솔루션이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AI를 활용한 진단지원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심혈관, 뇌질환을 넘어 근골격계 질환까지 적용 분야가 다변화된다.

딥노이드(대표 최우식)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영상검출 보조 소프트웨어(SW) '딥스파인'이 의료기기 품목허가 2등급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딥스파인은 AI를 활용해 척추 엑스레이 영상에서 척추압박골절로 의심되는 부위를 표시해 의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게 돕는 의료기기 SW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지원하는 의료기기로는 처음 허가를 받았다.

척추압박골절은 넘어지거나 외부 충격 등으로 척추가 내려앉는 것을 뜻한다. 주로 겨울 빙판길에 미끄러지거나 골다공증이 있는 노령층, 폐경기 여성에서 자주 발생한다.

일반적인 골절은 검사를 통해 비교적 진단이 명확하다. 하지만 척추압박골절은 척추의 다양한 형태로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는 골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추가 진단이 필요하다.

딥스파인은 1만명 이상 척추압박골절 엑스레이 영상을 학습, 의심되는 영역을 의사에게 알려준다. CT나 MRI 촬영을 하지 않고도 엑스레이 영상만으로 진단 가능하도록 돕는다. 실제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2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민감도는 92%, 특이도는 98%로 나타났다. 즉 10번 중 9번 이상은 병이 있는 환자를 찾거나 정상인을 가려낼 수 있다는 의미다.

김태규 딥노이드 전무는 “일반적인 골절은 진단이 명확하지만 척추압박골절은 상대적으로 진단이 모호한 그레이존이 많다”면서 “노년으로 갈수록 척추 모양이 복잡해져 병을 놓칠 수 있는데 딥스파인은 90% 이상 신뢰도로 질병 진단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딥노이드 딥스파인
딥노이드 딥스파인

3분기부터 전국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영업에 착수한다. 장기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CE인증을 준비하는 한편 허가가 간소하거나 없어도 되는 해외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도 타진한다.

연내 추가로 AI 의료기기 허가도 예상한다. 딥노이드는 첫 허가 제품 '딥스파인' 외에도 뇌동맥류, CT 폐결절 진단 지원 SW를 개발 중이다. 두 제품 모두 조만간 의료기기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인데, 연내 허가를 기대한다. 내년에는 대장암 병리영상을 분석하는 의료기기 SW까지 상업화한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딥스파인은 척추압박골절 엑스레이 진단 보조 의료기기 허가로는 세계 최초며, 근골격계 분야에서는 큰 성과”라면서 “현재 뇌동맥류 MRI 검출보조 알고리즘을 임상 중이며, 폐암과 대장암 관련 연구 개발도 조만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