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I특약 車손해율 5% 줄였다"…안전운전 플랫폼, 업계 다크호스 '급부상'

"UBI특약 車손해율 5% 줄였다"…안전운전 플랫폼, 업계 다크호스 '급부상'

#A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K씨는 최근 운전할 때 스마트폰 티맵을 켜고 급가속·급제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자동차보험 운전습관연계(UBI) 특약으로 보험료 할인을 받기 위해서다. A손보사는 UBI특약에 가입한 계약자가 500㎞ 구간 집계한 운전습관 평균점수가 60점 이상이면 보험료 10%를 환급한다. 100만원을 내고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면 10만원을 돌려받는다.

이처럼 보험료를 환급받으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동차보험 계약자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는 UBI특약이 손보업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험사도 손해율을 낮추는 것은 물론 저위험 고비용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확대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UBI특약을 판매 중인 손보사 모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UBI특약에 가입한 보험가입자의 경우 DB손보는 전년 대비 5%, KB손보는 전년 대비 4%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DB손보 관계자는 “UBI특약을 가입한 보험 계약자의 경우 아무래도 특약 혜택을 받기 위해서 운전에 신경을 쓰기 마련으로, 실제 손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KB손보 관계자도 “최근 1년 통계를 볼 때 UBI특약에 가입한 보험계약자가 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우 UBI특약 도입이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일부 고객이 보험료를 환급하고 있어 손해율 하락을 예상했다.

UBI특약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이용자의 운전 습관을 파악·분석한 뒤 보험료를 산정한다. 이때 급가속이나 급제동 등 운전습관을 점수화해 보험사가 제시한 수준을 넘으면 보험료를 할인한다. 삼성화재, DB손보, KB손보의 경우 SKT의 티맵을, 현대해상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기아자동차의 UVO을 각각 플랫폼으로 사용한다.

그 결과 나쁜 운전습관을 가진 운전자는 안전운전을 유도해 보험료를 낮추는 방법을 제시한다. 안전운전을 한 운전자는 보험료를 할인받는다. 보험사는 저위험 고비용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집계된 UBI특약 가입자만 100만명을 크게 상회한다.

손보사가 UBI특약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5대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4.7~87%로 작년(77.5~82.8%) 대비 악화됐다. 올해 두 차례 보험료 인상에도 손해율 악화가 지속한 것이다.

이미 UBI특약은 해외에선 보편화한 형태다. 해외의 경우 내가 운전하는 대로 보험료를 낸다는 의미로 PHYD(Pay-HowYou-Drive)라는 형태 프로그램이 확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행시간, 주행속도, 도로 위험성까지도 보험료에 산출한다. 미국은 2020년까지 미국 내 시장 25~40%까지 해당 프로그램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역시도 UBI특약이 2020년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올해 연말 출범 예정인 캐롯손해보험도 실제 주행한 거리 만큼,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되는 새로운 형태의 UBI 기반 자동차보험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를 받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갈수록 자동차 손해율이 악화하고 있지만, 차보험의 경우 물가지수에 직접 반영돼 보험료 변동이 쉽지 않다”면서 “따라서 손보사가 UBI특약 등으로 손해율 경감에 노력하고 있고,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 블랙박스를 설치할 때 주던 혜택에서 사용자 노력에 따라 할인을 받는 자기주도형 할인인 UBI특약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