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송영아 이멕스테크 대표 "커피 시장에 테슬라 혁신 전파"

송영아 이멕스테크 대표.
송영아 이멕스테크 대표.

“커피 장인의 손맛, IT가 대신합니다.”

송영아 이멕스테크 대표가 스페셜티 커피 대중화를 선언했다. 정보통신(IT) 기반 로스터기가 이 같은 포부를 현실화한다. 송 대표는 이멕스테크를 자동차 브랜드 테슬라에 비유했다. 혁신이라는 지향점은 두 회사가 같다는 설명이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커피 품질협회 평가에서 세계 상위 약 7%에 속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말한다. 커피 맛 70%는 생두 품질이 좌우한다. 나머지 30% 중에는 생두를 원두로 볶아내는 로스팅 과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전문가 영역으로 통했다. 로스팅 교육을 받는 데만 1000만원 가량이 든다. 10년 이상은 경험치를 쌓아야 전문가로 불린다.

이멕스테크가 로스팅 시장 문턱을 낮췄다. 일반인 누구나 장인 못지않은 커피 맛을 내도록 했다. 로스터기에 IT 기능을 추가, 제조 공정을 자동화한 결과다. 생두 포장지에 붙은 QR코드를 로스터기에 스캔하면 생두 정보와 로스팅 방법이 나타난다. 이 내용에 맞춰 기기를 설정한 뒤 생두를 투입하면 원두가 생산된다.

생두 재고량도 실시간 파악한다. 생두가 소진될 무렵 관련회사에 자동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이멕스테크를 중심으로 생두 회사,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 가맹점을 네트워크로 연결, 소통 체계를 조성했다. 커피 맛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가스를 열원으로 생두를 볶는 기존 제품과 달리 전기를 사용한다. “열 조절을 정교하게 할 수 없는 가스와 달리 전기는 미세 조정이 가능하다”며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송 대표는 말했다.

현재 로스터기 4개 제품군을 구축했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미국을 거점으로 일본, 독일에도 나갈 계획이다. 가정용 로스터기를 선보인다. 갓 볶은 원두 특유의 맛을 소비자에게 느끼게 할 목표다. 원두 유통기간은 1~2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면서부터 맛이 떨어진다.

유럽이 최대 경쟁자다. 국내는 물론 세계 로스터기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송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로스팅 기술, 시장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IT와 접점을 확대, 완전히 다른 기술로 세계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한다. 음식 배달 앱처럼 원두를 주문해 먹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멕스테크는 올해 문을 열었다. 이멕스의 판매·제조 법인이다. 이멕스는 1980년 설립됐다. 송 대표 아버지가 맡고 있다. 스타벅스 본사, 독일 치보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로스터기 개발 의뢰를 받는 등 기술력을 갖췄다. 연통 없는 로스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멕스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세라믹히터 기술을 활용해 실내에서도 연기 걱정 없이 생두를 볶을 수 있다. 최근에는 콜드브루 커피 대량 생산 기계를 개발했다.

송 대표는 아버지 뒤를 이어 가업을 이어받았다. 20년 넘게 일을 배웠다. 'SCA 디플로마라' 자격증을 취득했다. 커피숍 창업 컨설턴트, 바리스타 강사로도 활동한다. 송 대표는 “IT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다. 2000년부터 디지털 커피 로스터기를 만들었다”며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한국 기술을 적극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