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병원·기업 “신남방 중심 베트남 잡아라”

29일 베트남 호치민 인터컨티넨탈 사이공에서 열린 의료산업협력 지원센터 개소식과 한국 의료기관 홍보회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9일 베트남 호치민 인터컨티넨탈 사이공에서 열린 의료산업협력 지원센터 개소식과 한국 의료기관 홍보회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남방 핵심 국가인 베트남에 우리나라 병원·제약·의료기기 기업 진출이 속도를 낸다.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보건의료 인프라와 제도까지 우리 것으로 이식, 헬스케어 한류 바람을 몰고 온다.

29일 베트남 호찌민 인터컨티넨탈 사이공에서 의료산업협력 지원센터 개소식과 한국 의료기관 홍보회·학술교류회가 개최됐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 지원 아래 우리나라 병원이 베트남 정부, 에이전시 등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하는 동시에 양국 간 연구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베트남에 한국 의료 수준과 환자 유치를 위해 국내 대표병원이 총출동했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을 포함해 이화의료원, 고대안암병원, 보바스기념병원, 대전선병원, 미즈메디병원, 세종병원 등 10개 병원 관계자가 행사장을 찾아 차례로 병원 소개 발표를 했다. 이후 병원-기업(에이전시) 간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도 가졌다.

신영동 서울성모병원 국제협력팀장은 “베트남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국가 환자가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데, 성형외과 등을 제외하고는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베트남에서 심혈관질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우리 병원 강점을 소개하고, 경쟁력 있는 현지 에이전시를 발굴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환자 유치를 위해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베트남 호찌민 중심인 3군 지역에 중국 상하이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의료산업협력지원센터를 이날 개소했다. 센터는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국내 의료기관, 제약·의료기기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현지 정보 제공, 네트워크 구축 지원이 주 역할이다. 보건산업진흥원 베트남 지원 전담 직원이 상주해 현지 비즈니스와 환자 유치를 돕는다.

연도별 외국인 환자 수 추이(자료: 보건복지부)
연도별 외국인 환자 수 추이(자료: 보건복지부)

개소와 동시에 에스아이엠, 비티메디 등 4개 외국인 환자 유치 에이전시가 입주한다. 이들은 베트남에 인력을 상주해 환자 수요 파악과 다양한 질환별로 한국 병원을 매칭한다.

박창규 보건복지부 해외의료사업과장은 “베트남에서는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가 높아 치료는 물론 건강보험, 사회보장 시스템까지도 벤치마킹하길 원한다”면서 “국내 제약사와 의료기기 기업도 꾸준히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진출을 희망하는 병원과 기업을 대상으로 사무공간 제공과 정보, 네트워크 지원으로 신남방 국가 공략을 돕겠다”고 말했다.

무섭게 성장 중인 신남방에서 베트남은 중심에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도 수요가 급증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를 찾은 베트남 환자는 7532명으로, 전체 8위다. K-뷰티, 한류 콘텐츠 영향을 타고 우리나라 병원 6곳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동남아에 진출한 전체 병원 절반이 여기에 있다.

제약·의료기기 시장도 마찬가지다. 베트남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9억달러(약 7조1732억원)로, 동남아 지역 2위다. 거대 인구, 건강의식 수준 향상 등 요인 외에도 세계에서 암환자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을 만큼 의약품 수요가 높다. 이에 맞춰 대웅제약, 광동제약, 종근당 등 국내 13개 기업이 법인을 설립, 현지에서 활발히 영업 중이다. 의료기기 역시 삼성메디슨, 오스템임플란트, 에스디 등 5개 기업이 수출실적을 보유한다. 개인용온열기, 초음파영상진단장치, 의료용레이저조사기, 고위험성 면역검사시약 등이 대표적이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한국과 베트남은 2008년 정부 간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공식 협력 기반이 마련돼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베트남 국민에게 한국 의료를 소개하고 보건의료 분야 이해도를 높여서 민간 협력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