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외국계 메인스폰서 지스타... 국내 게임사 외면하는 전시회로 가나?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좌), 이인숙 지스타 집행위원장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좌), 이인숙 지스타 집행위원장

지스타 2019 메인스폰서로 2년 연속 외국계 회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스타 위상이 해외에서 신경 쓸 정도로 높아졌다는 분석과 함께 국내 게임사에 외면받은 게임쇼가 됐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신작 공개가 줄고 스트리머 중심 게임쇼에 대한 내실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4일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는 슈퍼셀이 맡는다. 강신철 조직위원장은 “2년 연속 외국계 회사가 메인스폰서를 맡게 됐다”면서 “지스타의 국제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됐다”고 말했다.

슈퍼셀은 국내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꾼 업체다.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스타즈'를 연속 흥행시키면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외 장르 수익성에 대한 분석 기회를 제공했다. 모바일 e스포츠 방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확률형아이템 자율 규제를 준수하지 않고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된다. 매출 규모에 비해 한국 게임 산업에 이바지하는 바가 적다는 지적도 받았다.

슈퍼셀이 메인스폰서를 한 것은 해외에서도 국내 게임 시장과 지스타를 신경 쓸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에 지스타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국내 기업은 크래프톤, 넷마블, 펄어비스, 그라비티, 엔젤게임스, 엘지유플러스, 아프리카TV, 인벤 등이 참여한다. 해외 업체는 슈퍼셀을 비롯해 구글, 유튜브, 아이지지, 미요호, XD글로벌 등이 부스를 세운다. 그러나 국내 메이저 게임 3사 가운데에는 넷마블만이 참여한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불참한다.

중견 업체도 일반 전시장에 마련되는 BTC관에는 부스를 내지 않는다. BTC 참가로 얻는 이점이 적다고 판단한 결과다.

참가 업체 규모도 크지 않다. 전시 공간 자체가 축소된 영향도 있지만 펄어비스 200부스, 넷마블 100부스, 크레프톤 100부스를 제외하면 40~80부스 수준이다. 참가 업체 수와 부스도 줄어들었다. 3일 기준 참가 업체 수는 지난해 689개에서 25개 줄어든 664개다. 부스 숫자도 지난해 대비 72개 줄어든 2894부스가 세워진다.

국내 게임 개발사 참여가 줄면서 게임쇼 핵심인 신작 공개 숫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대신 관람객을 모으기 위해 이미 출시한 게임 프로모션과 BJ, 스트리머,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 활동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원회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참여사가 판단하는 개별 영역이기 때문이다.

강 위원장은 “신작이 중심이 된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신작에 대한 갈증이 있을 수 있다”면서 “신작과 함께하고자 하는 바람은 있지만 참가 기업 개별 판단으로 우리는 게임 체험 외 다양한 문화 요소 체험을 지속 확대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지스타 참가와 참가사의 전시 내용 구성 역시 기업 개별 판단”이라면서 “플랫폼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전시 환경 구축과 좋은 사례를 남겨서 꼭 참가해야만 하는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