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심평원장 “40년 된 심사체계 개편, 보건의료 패러다임 대응 절실”

“40년 된 건강보험 심사평가 체계를 바꾸겠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대변되는 문재인 케어의 성공적 안착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분석심사 체계 도입, 문재인 케어 안착을 최우선 수행 과업으로 지목했다. 두 과제가 조직 프로세스는 물론 건강보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의료계 등과 꾸준한 소통으로 다수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심평원이 현재 가장 공을 들이는 영역은 건별 청구심사를 가치 기반 분석심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40년 된 시스템을 바꾸다보니 내부 프로세스 개편, 직원 교육은 물론 의료계를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다.

김 원장은 “진료비 청구건별로 일일이 확인하던 심사방식에서 환자, 질환, 항목 등 주제별로 접근해 의학적 타당성에 기반한 분석심사로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추진해 왔다”면서 “국민에게 적정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고 의료인 전문성, 자율성을 존중하는 진료환경 조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심사체계 개편은 문재인 케어 시행과 궤를 함께 한다. 비급여의 급여화가 확대되면서 이에 맞는 심사체계는 물론 관리대책도 필요하다. 심평원에 진료비 청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건별로 처리하는 것보다는 영역별로 전문화된 심사 프로세스가 요구된다. 반면 의료계는 진료비 삭감이 더 용이해질 것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은 “심사 업무에서 중요한 것은 건별로 데이터를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경향을 봐야 문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심사평가 담당자도 그동안 제너럴 애널리스트였다면 분석심사가 적용되면 특정 영역별 스페셜 애널리스트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도 심사체계나 결과에 대해 가졌던 불만이나 의문점을 분석심사를 계기로 친화적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심사 관련 삭감 지침, 사례 등을 모두 공개해 정보의 투명성을 실현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문재인 정부 들어 심평원 역할은 더 커졌다. 문재인 케어 설계, 수행, 관리 등 사실상 중심축으로 거듭났다. 조만간 제2 사옥이 완공되면 연말까지 추가로 1000명 이상 원주로 내려온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다. 완전체로 거듭난 심평원 조직에 비전을 제시하고, 정부의 핵심 과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법론도 발굴에 집중한다.

그는 “제2 사옥이 완공되고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원주로 오면 약 2300명이 집결해 전국 최대 규모 지방이전 기관이 된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잦은 출장, 소통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해소할 수 있고, 크게 보면 지역인재 채용과 인재 육성 프로그램 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기대했다.

보건의료 산업에 기여하는 심평원 역할도 고민이 깊다. 국가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의료 데이터를 보유했다. 민간 기업이나 연구기관에 개방을 확대해 보건의료 산업 씨앗으로 활용할 저변을 넓혀야 한다. 또 우리나라 선진 건강보험심사평가(HIRA) 시스템을 해외 전파하는 전자정부 수출 역군 가능성도 크다.

김 원장은 “지난해 기준 심평원이 보유한 공공데이터 3만7414건을 제공했으며, 올해 6월 기준 빅데이터 분석 지원도 약 679건을 지원했다”면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 환경을 구축했으며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인큐베이팅, 맞춤형 분석지원 등으로 신약개발 등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요청으로 심사청구, 빅데이터 관리, 의료 질관리 등 4개 주요 기능에 대한 컨설팅 제안서를 제출했고, 세부 내용을 협상 중”이라면서 “이번 컨설팅 사업이 진행될 경우 약 50만 달러 규모 수주가 예상되며, 향후 HIRA 시스템 수출까지 성공한다면 약 6000만 달러 규모 수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