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신 두뇌들 모여 한국 최초 '상점 AI' 만든다

삼성전자 출신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 포지큐브가 국내 최초 상점형 AI 서비스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주말 서울 서초구 포지큐브 개발자가 배달, 주문 예약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비 서비스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삼성전자 출신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 포지큐브가 국내 최초 상점형 AI 서비스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주말 서울 서초구 포지큐브 개발자가 배달, 주문 예약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비 서비스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삼성빅스비, 삼성페이, 삼성 녹스(Knox) 등 삼성전자 출신 모바일 전문가들이 모여 '상점 인공지능(AI)'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공공기관과 외식 매장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응대를 AI가 대체해주는 국내 최초 상점형 AI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출신 AI 엔지니어들이 모여 설립한 '포지큐브'가 국내 최초로 사람이 했던 전화 기반 고객 응대를 AI가 대신하고 주문과 예약, 배달까지 AI가 스스로 처리해주는 '로비 리셉션·스토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정부 기관과 금융기관의 콜센터와 ARS를 대체하고, 상점 온·오프라인 예약, 주문, 배달까지 원스톱으로 AI가 대체한다.

포지큐브는 삼성페이 무선사업부 출신 오성조 대표와 삼성 빅스비 상품 총괄 김은직 이사, 삼성 녹스 시스템 개발자 출신 이수익 이사, 삼성카드 상품·마케팅 담당 이명규 이사 등 약 8명의 삼성전자와 계열사 출신이 의기투합해 만든 AI 전문 개발기업이다.

오성조 포지큐브 대표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오성조 포지큐브 대표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오성조 포지큐브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AI 관련 사업을 경험하면서 국내에 출시된 AI 서비스가 너무 범용적이고,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특정 영역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자사가 개발한 AI는 부정확한 AI가 아니라 특정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이스(목소리) 기반 AI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AI가 전화를 통해 고객 주문, 예약정보를 자동 생성하고 온·오프라인 주문, 예약을 손쉽게 통합해주는 '로비 스토어'를 상용화했다.

포지큐브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로비 서비스 개요
포지큐브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로비 서비스 개요

외식업이나 배달, 뷰티 매장 등에 우선 적용한다. 사람이 하던 모든 응대를 AI가 스스로 학습해 처리한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을 하고 싶어 전화를 건다. 그럼 AI가 전화를 받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예약날짜, 전담 미용사 지정 등을 보이스로 물어보고 모든 일정을 잡아준다. 이 데이터는 미용실 AI 앱과 연동돼 실제 비어있는 스케쥴 등을 예약하고 캘린더를 채워준다. 전화를 받는 순간 고객 음성이 모두 텍스트로 전환되고, 심지어 배달 음식의 경우 배달 대행업체까지 주문을 넣어준다.

수기로 쳐서 입력하던 주문서나 예약 관리 등을 AI 하나로 해결하는 셈이다. 정확도는 90%에 달한다. 기존 전화기에 착신전화 기능을 통해 AI가 직접 응대하고 상점 위치와 주차여부, 영업시간 등 단순 질의응답은 물론 상품이나 서비스 주문, 예약, 등록까지 자동 진행한다.

클라우드 주문 예약 시스템이기 때문에 정보 유출도 원천 차단했다. 향후 포지큐브는 온라인(네이버, 매장 웹페이지)과 오프라인(전화, 방문, AI 응대)을 통합해 모든 고객 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또 AI서비스를 통해 쌓인 고객 음성 정보를 빅데이터화해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연계한다.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문의나 업무가 많은 기관 대상 '로비 리셉션'도 출시했다. 대표번호로 걸려오는 고객 전화를 AI가 받아 직접 응대하거나 담당자에게 즉시 연결해준다.

종전 공공기관 등은 대표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상담원이 1차 응대하거나 ARS 등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ARS 서비스 자체가 길거나 직관적이지 않아 고객 불만이 컸다.

반면에 리셉션 AI를 활용하면, 예를 들어 한 농민이 구청에 비료 구매를 상담하고자 할 때 “비료 관련 상담받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관련 내용을 바로 안내하거나 담당자에게 즉시 연결해준다.

ARS처럼 버튼을 누르거나 상담원을 두세 번 거칠 필요가 없다. 초기 구축비용이 적어 SI시스템이 필요 없고 AI가 스스로 딥러닝하기 때문에 독자 운영인력도 필요 없다.

이미 농협 지역단위 조합과 보령시청 등이 이 서비스를 채택했다.

포지큐브는 AI 관련 31개 특허를 출원했다. 대화 관리 AI 기술과 기본 보이스 프로파일링, 딥러닝 기반 자체 TTS엔진, 하드웨어 망분리 등 대화형 AI와 음성처리에 특화환 기술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오 대표는 “구글, 삼성 등이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외부로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반면에 자사가 축적한 보이스 데이터는 활용도 쉽고, 데이터 가치도 상대적으로 높아 향후 고객 행태 분석과 주변 상권, 소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기업 대상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