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요금 더 내도 택시 잘 잡히면 OK"

택시 승객의 유료 서비스 이용 비중이 늘었다. 요금을 더 내더라도 품질 높은 서비스를 받겠다는 수요가 확인된 셈이다. 카카오 '대리운전' 호출량도 전년 대비 급증했다. 음주단속 기준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 영향으로 분석된다.

9일 카카오모빌리티가 발간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9'에 따르면 6월 기준 카카오T택시스마트호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2% 성장했다. 스마트호출은 인공지능(AI)으로 배차 확률을 높이는 서비스다. 추가요금 1000원이 더 청구된다.

카카오는 “1000원 호출 수수료를 지불하기는 하지만 택시를 잡을 확률이 올라가고 기사는 스마트 호출을 잘 수락할수록 운행 시 여러 형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라는 것이다.

블랙택시, 업무택시, 스마트호출, 웨이고블루 등 특수택시 서비스 호출 비중도 늘었다. 이용자가 특수택시를 호출하는 비중은 2015년 전체 1.2%였지만 2018년 12월 기준 9.4%까지 상승했다. 모두 기본 택시에 비해 요금이 비싸거나 별도 호출료가 붙는 서비스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를 부르는 것만으로 요금이 더 붙는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은 모빌리티 유료화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카카오T대리' 호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특히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 호출량이 77% 급증하며 이용 패턴 변화가 두드러졌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올해 6월부터 출근길 음주단속이 강화됐다. 황금연휴, 명절 등 연휴를 앞둔 평일 저녁의 경우 최대 46%, 비가 내리는 날씨에는 약 10% 증가했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발전해도 도심 주요 지역 수요 공급 불일치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문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 3500개 읍면동별로 배차에 실패한 택시 호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지역과 종로지역 배차 실패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강남대로를 따라 역삼1동(1위), 논현1동(4위), 서초4동(6위)에 택시 초과수요가 거대한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강남구 북부지역인 논현2동(8위), 압구정동(10위), 청담동(11위), 신사동(12위) 등에도 택시를 잡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한민국 최대 업무, 유흥, 쇼핑지역 강남에서는 매일 밤 택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종로, 을지로를 잇는 종로1·2·3·4가동(2위)과 명동(7위)에도 심야시간 택시 초과수요가 많았다. 홍대 인근 서교동(3위)과 이태원역 인근 이태원1동(5위)에도 밤늦은 시간택시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교통 발달, 생활권 확장으로 시민들의 이동 반경이 시군경계를 벗어나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사업구역 범위를 지금보다 넓히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판교에서 한 택시기사가 카카오택시 콜을 받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경기도 판교에서 한 택시기사가 카카오택시 콜을 받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이형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