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조국 장관 등 6명 임명...'정면 돌파'로 막혀 있던 개혁과제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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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포함한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 6명의 임명을 재가하면서 한 달 만에 내각 정비를 마무리했다. 조 신임 장관을 두고 극한 대치가 이어졌지만 국정운영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정면돌파'를 택했다. 검찰 개혁을 비롯한 교육 혁신,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주요 국정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지만 야권의 강력한 반발을 뛰어넘는 것이 관건이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조 장관과 함께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의 하나로 내세웠고, 대통령직 취임 후 그 공약을 성실하게 실천했다”면서 “이제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법·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 준 조 장관에게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면서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이해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사이 확산된 조국 장관 후보자 논란에도 집권 중반기 이후 개혁 과제 이행과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는 쪽을 택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개발(R&D)를 수행한 전문가다. 외부 전문가를 통한 인적 쇄신으로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국민이 체감할 정책 성과 창출로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방통위, 공정위 등 임명 지연으로 막혀 있던 각 부처의 정책 추진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장고 끝에 정면 돌파를 택한 배경에는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을 위해 여기서 물러나선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조 장관은 현재 국회로 넘어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 등의 설계자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을 계기 삼아 강력한 검찰 개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조 장관의 배우자 수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 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대학입시 문제도 전면적으로 손을 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제도부터 점검해 교육 분야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교육부 중심으로 입시제도 개혁 작업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의 개혁 과제 수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각이 선명해진 데다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여론까지 갈라졌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배우자까지 불구속 기소, '검찰 개혁 드라이브' 작업에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야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문 대통령은 '개혁과제 수행 의지'를 명분 삼아 조 장관을 임명했지만 제1·2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권 몰락'이라고 경고하면서 고강도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국정조사, 특검 추진을 비롯해 추석 연휴 이후에 시작되는 정기국회 일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주요 국정 개혁 과제와 연계된 법안 처리는 물론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