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광고 온상 된 '카톡 오픈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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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카카오톡 오픈채팅 광고 매크로 시연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카카오톡 오픈채팅 광고 매크로 시연>

익명으로 빠르고 간편한 소통이 가능한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이 늘면서 이를 카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기업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업체도 증가 추세다. 불법 광고 프로그램을 사용해 '스팸 카톡'을 뿌리는 행위도 기승을 부려 이용자 불편이 늘고 있다.

10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오가는 수발신 메시지 규모는 지속 증가 추세다. 2015년 8월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2016년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6배, 2017년 말 다시 2배로 늘었다.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져 8월 기준 전체 메시지 중 12.8%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5%에 비해서도 늘었다.

오픈채팅 이용 증가는 카카오톡 전체 수발신 메시지 이용량을 끌어올려 카카오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카카오는 올해 5월부터 '선물하기' 기능을 오픈채팅에도 도입하면서 수익화에 나섰다.

오픈채팅 위상이 올라가면서 광고·마케팅 수단으로의 주목도 역시 높아졌다. 카카오톡 자체가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플랫폼인 데다, 메신저 기반이라 다른 채널 대비 메시지 노출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채팅방에 사람을 모아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매크로를 활용한 비정상적인 수법도 판을 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꼼수가 카카오 가계정을 무한 만들어 사방팔방 광고 메시지를 뿌리는 방식이다. 미리 광고 문구를 입력하면 공개된 모든 오픈채팅방에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불법 프로그램이 공공연하게 유통 중이다. 신고를 당해 계정이 중단되면 다시 다른 계정을 만든다. 카카오 계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상 휴대폰 전화번호 인증이 필요하지만 외국 가상 전화번호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이를 우회한다.

가계정 3개를 생성해 동시에 카카오톡 서비스에 접속한 모습
<가계정 3개를 생성해 동시에 카카오톡 서비스에 접속한 모습>

가계정 무한 생성에 성공하면 오픈채팅을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도 스팸 메시지를 무제한으로 보낼 수 있다. 보유한 연락처 데이터베이스(DB)만 입력하면 가계정으로 친구추가를 걸고 홍보문구를 자동 전송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문제가 있는 계정의 메시지 발송을 막는 '이용자보호조치' 파훼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아예 광고 메시지 신고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수법도 있다.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계정 닉네임에 광고 문구를 입력하고 방을 들락날락하면 오픈채팅 참여자는 강제로 광고를 봐야한다. 카카오톡 메시지 방식으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오픈채팅 방장이 삭제하거나 신고할 방법도 없다. 이 같은 불법 프로그램은 포털 검색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확산이 빠르다. 종류에 따라 50만~1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실제 프로그램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해보니 “카카오톡 프로그램 발송보다 더 효과가 좋은 광고 방법은 없다”며 “오늘만 여러 건 판매가 있었고, 현재 잘 사용 중인 고객만 수백명”이라고 답했다.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통하면 실제 불법 광고가 이뤄지는 장면이 구현된다.

카카오 측은 모니터링과 금칙어 설정을 통해 최대한 막고 있지만 불법 프로그램 근본적인 방어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정상 계정 생성 역시 내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변종 수법이 계속 등장한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네이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계정 생성기 역시 버전을 달리해 판매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불법 프로그램이 판매된다는 문의가 종종 들어오고 있지만 완전한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며 “비정상적인 계정이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용자 보호 정책 및 기술적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