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국 AI 굴기 시대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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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월드 인공지능(AI) 콘퍼런스(WAIC) 행사에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과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대화가 큰 관심을 끌었다. 이 두 명의 테크놀로지 거물은 AI에 대한 매우 다른 시각을 보여 주었다. 마윈은 AI가 새로운 기술의 한 종류라는 관점을 보여 주었고, 머스크는 AI의 예측하기 어려운 잠재성을 얘기했다. 마윈은 연구나 하면서 똑똑한 사람들이 AI를 두려워 한다고도 했다.

마윈의 이 말이 모든 중국의 AI 종사자나 정부 관계자를 대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행사에 화려하게 전시장을 채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를 비롯해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AI 유니콘으로 즐비한 중국 AI 기업들 모습이나 중국 AI와 정부 차원의 전폭 지원 모습을 보면 마윈의 말에 동조할지도 모른다. 중국은 정부나 민간이나 한마디로 AI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2017년에 발표된 중국 정부의 AI2030 플랜은 중국이 AI로 2030년 미국을 능가하고 AI 분야에서 세계 선두가 되겠다는 야심을 그대로 보여 준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AI는 2030년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15조달러 규모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그 가운데에 중국이 7조달러(약 8400조원)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슈퍼파워' 저자 리카이푸는 AI가 크게 네 가지 분야에서 순차 발전을 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AI, 비즈니스 AI, 인지 AI, 자율 AI다. 과거 대부분이 미국 실리콘밸리 영역이었지만 중국이 미국과 확실한 차이가 나는 것은 데이터 양 차이, AI로 성공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4000개의 스타트업, 이를 전폭 지원하는 중앙과 주정부의 열정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탄탄한 정보기술(IT) 기업이 많은 미국이 앞다퉈 투자하는 비즈니스 AI 분야나 자율주행 등 고난도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인터넷 AI, 인지 AI 분야는 이미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카이푸는 궁극으로 중국 AI가 미국을 이기는 트랙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지 AI는 아마도 중국을 대표하는 분야일 것이다. 중국 도시 어디를 가나 거리에 보안 카메라가 깔려 있다. 필자와 대화를 나눈 상하이데이터교역소 임원이 이것은 서울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두 도시의 카메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중국의 보안 카메라에는 얼굴 인식 AI 렌즈가 우리가 누구인지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한 국가에는 매우 예민한 사항이다. 그러나 중국은 가능하다.

중국 AI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3대 공룡 IT 기업 외에 AI 스타트업으로 생태계가 형성되며, AI스타트업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이 가운데에서 얼굴 인식 분야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매우 앞서가고 있다. 특히 홍콩 센스타임, 베이징 메그비, 상하이 이투테크놀로지의 3대 얼굴 인식 AI 스타트업은 이제 스타트업의 모습이 아니다. 센스타임이 받은 투자 자금은 2조원이 넘어서며, 기업 가치는 8조원을 넘어선다. 센스타임의 위세는 이미 미국에도 경계에 들어가서 블랙리스트에 화웨이와 함께 겨우 4년밖엔 안된 AI 스타트업 센스타임도 포함돼 있을 정도다.

알리바바가 투자한 메그비(제품은 Face++)는 곧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으로 있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최초의 중국 AI 스타트업이 상장하게 되고, 1조원 이상을 끌어 모으게 된다. 시장이 매력를 끄는 것은 중국이라는 내수 시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13억이 넘는 인구에다 가까운 미래에 26억개의 보안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것은 1인당 2개 카메라가 전 국민을 비추게 됨을 말한다. 정부가 우선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된다. 메그비는 제품 출시 이후 4000여명의 범인을 잡아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인식 기술은 보안 이외에도, 마케팅용, 교육, 헬스케어, 페이먼트 시장에서 2021년까지 약 7조 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며, 대부분의 시장을 중국 기업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얼굴 인식 기술은 생활 깊숙이 들어와서 중국 KFC 등 상점에서 지불 수단으로 쓰이고 있고, 구내식당에서의 계산, 공항 게이트 안내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적용되어서 점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AI 시장 발전에는 리카이푸가 그의 저서 'AI 슈퍼파워'에서 지적했듯이, AI 연구실을 떠나서 실행 (Implementation)의 시대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하고, 데이터 접속이 용이하고 풍부한 중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어서, 중국은 매우 AI 기술과 사업적 활용도를 높이는 데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85퍼센트의 중국 기업들이 그들의 사업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하며, 이것은 51퍼센트의 미국과는 큰 차이를 보여 준다.

중국 AI의 굴기의 시대를 열어 주는 것은 중국 정부와 중국 시장이 제공하는 데이터의 양과 접근성 때문이기도 하다. WAIC 엑스포에서,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의 부스만큼이라 큰 자리를 차지한 상하이 데이터 교환소 (SDEC)은 상하이시와 민간 기업이 공동 투자한 데이터 교환 플랫폼 기업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가공하여 정부 혹은 민간에 공급하는 일을 한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쇼핑족들이 매일 쏟아내는 정보는 커머스 기업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AI가 추천하는 뉴스 앱으로 성공한 기업 가치 7 조가 넘는 바이트 댄스와 같은 AI 스타트업도 방대한 데이터와 개인화를 정교하게 하는 알고리즘의 경쟁력이 가장 큰 무기다.

우리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이중적 선입관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거대한 시장과 빠른 경제 발전에 대한 인상도 있지만, 동시에 뺏기기에 능한 카피캣과 기술적 팔로어의 인식도 있다. 중국 AI는 정부의 국가적 방향성과 지원, 데이터 양과 접근, 풍부한 인적 자원, 그리고 많은 AI 기업들이 경쟁하는 탄탄한 AI 생태계가 AI 강대국의 가능성을 더 농후하게 하고 있다.

박세정 디지털마케팅코리아 대표·AI서밋 설립자 johnpark@digitalmarketing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