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 플렉시블 OLED 수율 향상 지지부진…투자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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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가 SID 디스플레이위크 2019에서 전시한 롤러블 OLED 패널 시제품. (사진=전자신문DB)
BOE가 SID 디스플레이위크 2019에서 전시한 롤러블 OLED 패널 시제품. (사진=전자신문DB)

중국 BOE가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율 부진과 시장 수요 약화로 당초 계획한 생산 일정을 지연하고 생산 목표치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BOE는 현재 양산 가동 중인 청두 B7에 이어 면양 B11이 시험 가동 중이고 충칭 B12와 푸저우 B15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수요가 부진한데다 수율 문제까지 겹치면서 추가 투자 속도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OE는 청두 B7에 조성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3단계 가동 일정을 늦추기로 했다. 현재 B7 3단계 투자분은 월 1만5000장 생산능력 규모로 양산을 위한 시험가동 중이었다.

BOE가 내세운 이유는 시장 수요 부진이다. 지난해부터 애플 OLED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렉시블 OLED 수요가 크게 줄었고 올해도 상반기까지는 눈에 띄는 수요 회복이 없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갤럭시 신제품이 출시됐고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면서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 A3 라인 가동률이 2분기부터 회복하고 있다. 별도 버튼 없이 디스플레이에서 지문인식을 할 수 있는 FoD(Fingerprint on Display) 기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리지드(경성)와 플렉시블 OLED 모두 시장 수요가 높아지는 효과를 누렸다.

반면 BOE는 플렉시블 OLED 사업에서 계속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양산 가동하는 라인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출하량은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BOE는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 기술 FMLOC(Flexible Multi-Layer On Cell) 수율을 높이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술은 삼성의 와이옥타와 유사하게 디스플레이 안에 터치센서를 내장해 전체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이는 방식이다.

BOE는 면양 B11 라인 일부에 FMLOC 공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 기술을 화웨이 신제품인 'P30 프로'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그러나 당초 기대보다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P30 프로용으로 공급할 물량도 당초 기대만큼 확보하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BOE는 B7 두 번째 라인에 P30 프로용 패널 물량을 배정했다. 그러나 FMLOC 공정은 물론 전공정 수율도 낮아 화웨이 물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공정 수율은 70%, 모듈공정은 50% 정도 확보해야 주력 고객사인 화웨이에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BOE는 P30 프로 물량 절반 이상을 공급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목표치보다 실제 화웨이에서 받은 물량 비중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BOE는 하반기 플렉시블 OLED 시장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플렉시블 OLED 출하량이 감소해 작년보다 연간 기준 출하량이 약 3000만~5000만대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B7 3단계 투자분의 가동 일정도 지연할 수 있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BOE가 수율과 시장 수요 부진 문제를 동시에 겪으면서 향후 투자 일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율과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공장에서 투자·생산 일정이 지연돼도 다른 공장은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개별 라인마다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기조에 아직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