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유럽·일본 이어 북미 진출 검토…中 배터리 '파죽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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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에 위치한 CATL R&D센터.
<중국 푸젠성에 위치한 CATL R&D센터.>

자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에 이어 일본, 미국으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해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감소, 내수 시장이 주춤하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소식이 연일 전해진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들은 경쟁 상대인 중국의 굴기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북미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ATL 유럽 법인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북미 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CATL이 북미에 공장을 건설한다면 유럽에 이은 해외 두번째 공장이 된다. CATL은 현재 중국 푸젠, 장쑤, 칭하이성에 배터리 제조 시설을 두고 있고, 현재 독일에 해외 첫 공장을 건설 중이다. 독일 공장에서는 2025년 연간 생산량 100GWh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는 LG화학(폴란드)과 삼성SDI(헝가리)가 먼저 진출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지난해 CATL이 유럽 공장 설립을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ATL은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도 진입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CATL은 도요타의 중국 판매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휴를 최근 맺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인 비야디는 독일 아우디와 배터리 공급을 비롯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CATL과 비야디는 내년부터 일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CATL과 비야디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늘어난 배터리 수요를 확보, 공격적인 투자로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올해 1~5월 전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의 25.4%를 차지해 점유율 1위, 비야디는 15.2%로 3위에 올랐다.

현재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은 LG화학의 미시간 공장,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합작한 기가팩토리 등이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CATL이 미국 공장을 설립해 들어오면 미국이 중국, 유럽에 이은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격전지가 된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굴기'에 국내 업체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글로벌 수주전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대응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