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유 수입선 다변화 꾸준히 추진…사우디 석유 파동 영향 제한적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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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람코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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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피격에 따른 원유 파동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에쓰오일을 제외한 나머지 3사의 사우디산 원유 비중은 10%초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사우디산 원유 3억2317만 배럴을 수입했다. 총 수입액은 231억9700만달러(27조4792억원) 규모로, 전체 수입 석유 비중 가운데 29% 수준이다.

사우디 원유 수입액은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4년 295억5931만달러(35조160억원)에 달하던 게 이듬해 164억1099만달러(19조4405억원)으로 큰 폭 하락했고 2016년에는 134억7045만달러(15조9557억원)까지 하락했다.

사우디산 원유 수입 규모가 작아진 것은 정부가 수입선 다변화 정책을 펼쳐온 결과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하면 중동지역 대비 초과한 운송료를 환급해준다. 올해에는 이 제도 일몰 기한을 2021년까지 연장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한 중동 국가 대부분이 왕정인 데다 일부 반미 성향을 갖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 4사 가운데선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가 사우디산 원유 비중을 10%대 초반까지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최대주주(보통주 지분 63.41%)인 에쓰오일은 사실상 전량 의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한 푼이라도 싼 곳에서 가져온다 해도 운송비가 높으면 굳이 들여오나 마나”라며 “정부가 운송비를 보전해준 덕분에 원거리에 있는 값싼 원유를 가져오는 등 수입선 다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최근 사우디 유전 시설 피격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비중이 우려할 수준이 아닌데다 아람코 등 원유 비축량 또한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은 국제 유가 변동을 우려, 전략 비축유(SPR) 방출에 나선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우디 원유 비중을 낮췄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시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 기회에 사우디산 원유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등 내부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면서 “현재로선 회사 실적과 직결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