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전체 강의 20%로 제한된 온라인 강의 규제 풀어야"... 미네르바스쿨도 국내에서는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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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학한림원이 17일 조선호텔서 교육 경쟁력 죽이는 규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115회 코리아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백웅기 상명대 총장, 이용훈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한국공학한림원이 17일 조선호텔서 교육 경쟁력 죽이는 규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115회 코리아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백웅기 상명대 총장, 이용훈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국내 대학 총장이 정부를 향해 대학의 온라인 강의 규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강좌의 20%를 넘지 못하는 온라인 강의 규정이 급변하는 교육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백웅기 상명대 총장은 한국공학한림원이 17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115회 코리아리더스포럼에서 “대학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을 온라인 강의로 시도하려 해도 '20% 규제'로 인해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교육 경쟁력 죽이는 규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백 총장을 비롯해 김우승 한양대,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백 총장은 “미국 미네르바 스쿨 같은 혁신 대학이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라며 현재 규제 하에서는 창의적인 대학이 나오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2014년 개교한 미네르바 스쿨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정보통신기술(ICT)로 학생 참여도를 확인하고 토론을 유도한다.

백 총장은 “미네르바 스쿨은 입학정원, 강의실, 도서관이 없으며 수업은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교육 혁신의 대표 사례”라면서 “반면 국내 대학은 온라인 강의가 전체 중 몇 %를 차지하는지를 교육부에 일일이 보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공학한림원이 17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2층 오키드에서 제 115회 코리아리더스포럼 교육 경쟁력 죽이는 규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개최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이 17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2층 오키드에서 제 115회 코리아리더스포럼 교육 경쟁력 죽이는 규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개최했다.>

국내 대학에 100% 온라인 교육 과정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교육부가 대학원에 100% 온라인 석사 학위 과정을 허용하길 바란다”며 “특히 컴퓨터공학, 인공지능(AI) 분야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가르칠 교수는 부족해 온라인강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대학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장소와 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김 총장은 “미국 조지아텍은 올 봄 114개국에서 8664명 학생이 100% 온라인 강의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조지아텍은 학생 관리 시스템 또한 철저하다”며 “온라인 강의생 졸업장과 실제 학교에 출석한 학생의 졸업장이 같다”고 전했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미국 대학처럼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려야 한다며 학기제 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총장은 “미국 대학생은 학교를 다니면서 2~3회 인턴을 경험한 뒤 자기가 부족한 것을 느끼고 다시 학교에 돌아와 단점을 보완한다”며 “여름 방학이 3개월 가량 되기 때문에 여러 번의 인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 총장은 “국내 대학의 여름방학은 2개월 남짓이라 제대로 된 인턴 활동을 하기 힘들다”면서 “결국 학생도 자신의 적성을 찾기 어렵고, 기업도 직원을 뽑은 뒤 재교육시켜야 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소모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혁신은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백 총장은 “대학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교육부가 주도해서 대학을 끌고 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백 총장은 동결된 등록금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대학 혁신을 위한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등록금 동결 때문에 대학이 자율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며 현재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부가 동결된 등록금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대학의 혁신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