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잠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한다

농촌진흥청은 홍잠(弘蠶)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한림대학교 일송생명과학연구소(고영호 교수 연구진)와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홍잠 섭취 유무에 따른 치매 쥐 뇌 사진비교.[자료:농촌진흥청]
홍잠 섭취 유무에 따른 치매 쥐 뇌 사진비교.[자료:농촌진흥청]

홍잠은 누에가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익은 누에'(숙잠)를 수증기로 쪄서 동결건조한 '익힌 숙잠'이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75만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고령자(738만 명)의 10% 정도에 이르며,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70% 이상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령화로 뇌의 신경연접이 줄어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발병한다. 기억력이나 사회성은 낮아지고 공격성은 커지며, 수명도 줄게 된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치료 방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쥐에 홍잠을 50주 동안 먹인 뒤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축적량을 확인했다. 그 결과 홍잠을 먹지 않은 쥐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축적됐으나, 홍잠을 먹은 쥐는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전혀 축적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초파리로 작용 기전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도 진행했다. 홍잠을 섭취한 경우 세포 호흡이 일어나는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크게 증가해 ATP(모든 살아있는 세포의 에너지 저장소 분자 아데노신 삼인산) 생성량이 40% 늘었고, 뇌의 신경연접은 50% 내외로 늘었으며,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도 15% 내외로 증가했다.

홍잠을 꾸준히 섭취하면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증가해 ATP 생성량이 늘고 신경세포가 보호된다. 이로 인해 신경연접이 증가하고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지 않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특허출원 했으며, 홍잠을 이용한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 연구를 추진 중이다.

조남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 꾸준히 홍잠을 섭취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