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주커버그도 못 건드리는 외부 감독 기구 설립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오는 게시물 게재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외부 기구를 설립한다. 가짜뉴스, 선정성, 혐오, 폭력 등에 관련된 불량 콘텐츠를 단속하는 기구다.

1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이날 '독립 감독 위원회' 형식 기구를 연내 설립한다고 밝혔다.

위원회 성격을 명시한 헌장도 발표했다. 헌장 주요내용은 △위원회가 페이스북 콘텐츠 관련 결정을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페이스북 결정을 취소할 수 있으며 △외부의 독립기관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위원회는 최소 11명으로 시작해 40명 정도로 운영된다. 각 이사회 구성원은 3년 임기로 최대 9년을 넘기지 않는다.

위원회는 페이스북이 제출한 사례에 대해 게시를 유지할지 중단할지 검토한다. 이사회 명단과 중재 결정은 온라인에 공개한다. 위원회 운영자금은 페이스북이 제공하되 재정적으로는 페이스북에서 분리되도록 기관에 신탁한다.

마크 주커버그 대표는 “나와 페이스북의 누군가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사회 결정은 구속력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사회는 페이스북 가치관에 근거해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 사생활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결정 이유를 공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6개국에서 3만여명 '리뷰어'를 고용해 게시물을 관리하고 있다. 인권변호사, 전직 검사, 경찰, 심리힉자 등이 소속돼 있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AI)과 리뷰어를 병행해 콘텐츠를 관리한다. 이번 위원회 설립은 이와 별도로 외부에 감시 기구를 두는 셈이다.
국내 서비스에도 위원회 결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위원회 설립 이후 순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에 대한 콘텐츠를 감독할 계획”이라면서 “한국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게시물의 경우에도 차후 위원회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사진=전자신문DB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사진=전자신문DB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