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무조건 져야죠"...육아·학업·투잡도 막지 못한 인디 열정

구글플레이가 19일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 Top 3 개발사와 함께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홍근 구글플레이 사업개발팀 매니저,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대표, 이형원 구글플레이 수석부장.
구글플레이가 19일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 Top 3 개발사와 함께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홍근 구글플레이 사업개발팀 매니저,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대표, 이형원 구글플레이 수석부장.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험난한 현실도 타협하지 않는 인디개발자들이 있다.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독특하고 신선한 게임을 만들어냈다. 한 게임을 위해 15년 동안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과정은 고됐으나 과실은 달콤했다.

올해 구글인디게임페스티벌 톱3 게임사 대표는 각자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모두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들의 게임은 전에 없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2033'으로 수상한 '반지하게임즈'는 고등학교 친구 세 명이 기획, 개발, 디자인을 각각 맡았다. 토요일마다 모여 게임을 개발하는 인디 게임 팀이다. 법인이 아니라 구성원 변동도 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가 신조다. 서울2033외에도 '허언증 소개팅' '중고로운 평화나라'를 출시했다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로스쿨 재학생이다. 공부와 학업을 병행한다. 학습량이 많은 법률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쪼갠다. 공부에 전념하는 경쟁자들을 보면서 고민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느끼는 기쁨이 더 크다.

이 대표는 “로스쿨과 기획이라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두 가지 모두 본업이라고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게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냅'은 육아와 개발을 병행한다. 말 그대로 낮잠이다. 사무실이 없어 자택에서 아이가 자야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성필 대표가 개발을 하고 부인인 최신애 디자이너가 아트에셋을 만든다.

수상작인 '카툰 크래프트'를 만들면서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냈다. 당연히 부부 간 갈등과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사이 갈등이 발생해야 했다. 하지만 스튜디오 냅 사전에 갈등은 없었다.

박 대표는 “부인 의견은 그냥 무조건 모두 수용해야 한다”며 “말도 안 되는 의견이라도 개발자 자존심을 내려놓고 수용해야 가정이 평안해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카툰 크래프트는 해외 이용자들이 자발적인 번역 작업을 진행해 8개국 언어를 제공한다.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즈는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을 만들기 위해 15년을 개발에 투자했다. 개발, 기획, 홍보까지 혼자 책임진다. 한량한 자연인 게임 개발자를 꿈꾸며 '인디 게임'을 만들기보다 게임을 '독립적으로' 만든다.

본업은 따로 있다. 그저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간섭받지 않고 만든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어야 한다”며 “기존 게임사에서는 여러 이유로 만들 수 없는 게임이지만 꼭 만들고 싶은 이가 조직에서 나와 만드는 것이 인디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먹고사는 것이 게임 개발에만 걸려있으면 절박하므로 문제가 생긴다”며 “안정적인 생계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서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