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현장을 가다]<5>최저연봉제 도입→경기력 향상...투자 몰리며 '산업화'

나즈 알레타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파트너십 총괄
나즈 알레타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파트너십 총괄

e스포츠 종목이 되면 게임 수명이 늘어나고 신규 이용자 유입이 끊임없이 이뤄진다. 때문에 대부분 게임사가 자사 게임이 e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하지만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는 게임은 아주 소수다.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는 선정 주체를 막론하고 '도타2'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함께 성공한 e스포츠 삼대장으로 꼽힌다.

나즈 알레타 e스포츠 파트너십 총괄은 롤 e스포츠 성공 요인을 게임 자체 매력과 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동반된 결과로 분석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5년 최저연봉제도를 e스포츠에 최초 도입했다. 미국 내 적용한 최저연봉은 7만5000달러(약 8800만원) 수준이다. 평균 연봉은 32만달러(약 3억7600만원)로 국내 1억7558만원의 두 배다. 선수 생활이 안정되자 높은 수준 경기력이 따라왔다. 세계에서 높은 연봉을 노리는 선수들이 북미무대를 노크했다. 리그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라이엇게임즈는 자본 기반이 약한 구단이 리그에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자본이 부족한 게임단이 리그에 참여해 내는 잡음을 사전에 방지한다. 프랜차이즈 방식을 적용했다. 게임단이 리그 커미셔너에게 가입비를 내고 중계권 수익을 나눠가지는 구조다.

리그에 참가하는 게임단은 고정 수익인 중계료로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다. 분배로 인한 샐러리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리그 양극화를 방지한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존속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팀을 소유하기 위한 슬롯은 초창기 10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1000억원에 육박한다. 미국 스포츠 산업과 투자자가 e스포츠 산업 성장을 눈여겨보면서부터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중계권, 상품, 스트리밍 등 리그 자체에 돈이 풀리고 있다.

'돈냄새'를 맡은 기업이 더 몰리는 추세다. 라이엇게임즈가 닐슨과 함께 진행해 얻은 데이터가 돈이 풀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시청률, 방송도달률, 팬 층과 규모 등을 조사했다. 광고효과를 추산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다. 이를 기반으로 e스포츠 산업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수많은 투자자와 후원사가 붙어 '쩐의 전쟁'을 펼친다.

알레타 총괄은 “예전에는 그냥 사람이 많구나,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정확한 통계를 제공해 어떤 광고효과를 올릴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말했다.

e스포츠 산업 성장은 기존 스포츠채널 관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 천국답게 미국에는 수많은 스포츠채널이 존재하는데 FOX나 ESPN같은 메이저 스포츠방송사가 e스포츠를 다루기 시작했다. 메디슨스퀘어, 스테이플센터 등 명소에서도 e스포츠가 중계되고 있다.

게임 내적으로는 자체 구조에 강점이 있다. 경쟁을 유도하고 성취감과 도전정신 혹은 박탈감을 극단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알레타 총괄은 “처음부터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들었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마스터하기 어려운 러닝커브가 매력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 관람 경험 향상에 노력한다. 세계 13개 리그 관중의 요구를 끊임없이 들어서 반영한다. 이용자 피드백을 모으고 기획자 의견과 대조, 발전시킨다. 게임 자체 관람 시스템, 중계 옵저빙, 음악, 패션, 기술, 해설 등 관중이 요구하는 모든 분야에 대응하고 있다.

결과는 시청자 수로 확인된다. 작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치러진 롤 월드컵, '롤드컵' 순시청자수는 9960만명이었다. 1억명에 육박하는 시청자 풀은 NFL에 비견된다. 프랑스 파리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 시청자수는 6000만명을 기록했다. 유럽 내 테니스, 골프 시청자수를 훌쩍 뛰어 넘는다. 올해 국내 롤 리그인 LCK 결승전은 242만명이 봤고 오프라인 경기도 90번 중 42번이 매진됐다. 롤리그는 세계 서른 개 이상 TV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다. 언어만 18개 달한다.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언어로 소비된다. 인기와 대중성이 증명됐다.

산타모니카(미국)=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