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자생식물 '제주상사화' 추출 물질, 퇴행성 뇌질환 치료 후보 물질 기대

제주상사화
제주상사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소재연구센터 양현옥 박사팀은 한반도 토종 자생식물인 '제주상사화'에서 추출한 유효성분(E144)이 항염증 효능을 지니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염증반응은 다양한 질환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생리 반응으로 외부 물질의 침입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해 질환을 악화시킨다. 이는 퇴행성 뇌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 질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 조직에서 과도한 염증반응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염증을 다스려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 항염증 의약품은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소재에서 항염증 물질을 찾으려는 노력과 연구이 계속되고 있다.

양현옥 KIST 박사
양현옥 KIST 박사

양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 천연물 소재인 제주상사화 추출물을 활용해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주요하게 관찰되는 과도한 중추신경계 염증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유효성분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주상사화 추출물과 여기에서 유래한 활성물질 'E144(7-Deoxy-trans-dihydronarciclasine)' 성분을 분리해 각종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뇌 안의 염증반응을 주로 유발하는 미세교세포의 다양한 염증 인자가 추출 활성물질(E144) 물질에 의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교세포는 뇌의 회백질에서 많이 발견되는 작은 비신경성 간질세포로 신경조직의 노폐물에 대해 식작용을 하며 뇌 신경계 염증반응에도 기여한다.

KIST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질환이 유발된 유전자 조작 실험쥐를 이용, 활성물질을 투여하여 뇌 조직 내 염증 인자가 현저히 감소함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대뇌피질 부분에서 염증이 억제되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양현옥 박사는 “천연물 소재를 활용해 난치성으로 분류되는 퇴행성 뇌 질환 치료용 의약품의 개발 가능성을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한반도 토종 자생식물인 제주상사화가 소재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국산 고부가가치 천연물 소재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바이오 의료기술 개발사업(전통천연물 기반 유전자 동의보감 사업과 생명연구 자원확보관리 및 활용 사업)으로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천연물 및 식품 연구 분야의 국제 저널인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최신호에 실렸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