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 분기 매출이 반토막 났다.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악화가 하반기에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올해 말까지 매출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자사 회계기준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한 48억7000만달러(약 5조8500만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6억5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85%가량 줄어들었다.
마이크론의 작년 동기 영업이익은 43억7700만달러로, 올해 거둔 분기 매출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을 만큼 큰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이 분야에서 각각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세대 10나노 반도체 공정을 도입해 D램을 양산하는 등 관련 업계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 부진은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데이터센터 업체의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업계에도 전례 없는 초호황이 찾아왔다. 그러나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 관리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반도체 제조사 모두가 혹한기를 겪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측은 “이번 분기에는 제재 품목에 속하지 않는 일부 제품을 선적했지만 예상했던 수준보다 크게 매출이 줄었다”며 “미·중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 분기에도 화웨이향 매출이 악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실적도 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들이 예상한 9~11월 매출은 50억달러로, 최근 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