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정부 수출, 다시 팔 걷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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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자정부 수출, 다시 팔 걷어야

공정거래위원회 사건처리시스템이 필리핀에 수출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국제협력단은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통해 사건처리시스템을 4년에 걸쳐 필리핀에 구축해 주기로 했다. 사업 기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이며 총 52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공정위는 시스템 구축 뿐 아니라 관련 교육·노하우도 함께 제공해 다른 경쟁국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사건처리 접수부터 종료까지 모든 과정을 정보기술(IT)로 관리해 필리핀에서 해당 시스템이 빠르게 연착륙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필리핀은 앞서 경쟁법을 2015년에 제정해 2년 유예기간 후 2017년부터 운용해 왔지만 관련 제도와 시스템이 낙후돼 있었다.

필리핀에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전자정부 활성화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그동안 전자정부 수출은 대기업 참여 제한, 담당 부처의 관심 부족, 기업 수출 경쟁력 추락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전자정부 순위에서 세계 수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대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출 규모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필리핀 수출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ODA사업으로 공정위 시스템을 보급하는 첫 사례다. 그만큼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아직도 우리를 보는 위상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필리핀이 성공적으로 구축된다면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용으로 예상했던 시스템이 해외에서 인정받아 IT분야에서 자신감을 갖는 계기도 마련했다.

필리핀 수출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활성화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와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모듈단위 개발을 독려하고 시스템을 표준화해 해당 국가 상황에 맞게 현지화하는 형태의 세부 전략도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 관점에서 성과를 내도록 독려해야 한다. 전자정부는 해외에서 강점을 가진 핵심 IT분야다. 주춤했던 체계를 정비해 IT수출의 새로운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