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헬스트레이너 체험해보니…지적질에 '땀 삐질'

운동 중 잘못된 동작을 취하면 가차 없이 지적을 가하는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트레이너가 등장했다. 체험을 위해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조이펀 사무실을 찾았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55인치 모니터와 화면을 아래에서 받치는 '조이핏' 기기였다. 조이핏 앞쪽 바닥에는 TV 리모컨과 같은 가상 이미지가 보였다. 좌우 화살표와 선택 버튼 등이 표시됐다. 조이핏 내 빔프로젝터가 만든 영상이다.

모니터를 바라보고 서서 양팔을 위로 뻗자 화면 좌측 하단에 기자와 똑같이 움직이는 캐릭터가 나타났다.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단위운동, 스트레칭, 도움말 카테고리가 선택을 기다렸다. 발로 커서를 이동시켜 단위운동을 골랐다. 10가지가 넘는 종목 중 팔 벌려 뛰기로 커서를 옮긴 뒤 시작 버튼을 눌렀다.

실제 사람처럼 입체감이 느껴지는 트레이너가 등장했다. 본인처럼 동작하라고 안내했다. 적당히 따라 해 봤다. 트레이너는 곧바로 핀잔을 줬다. “왼팔을 쭉쭉 뻗어라”고 지적했다. 화면 속 캐릭터 왼팔에도 붉은 점이 깜빡거렸다. 힘을 내 지시대로 몸을 움직였다. 붉은 점이 파란색으로 변하면서 “잘하고 있다”는 멘트가 나왔다.

한 세트 운동을 마치고 종료 버튼을 눌렀다. 온몸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동작 정확도와 도달률, 칼로리 소모량을 계산해 제시했다. 정상권 조이펀 대표는 “3차원(3D) 영상으로 실제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다”면서 “자세 교정까지 알려주는 세계 최초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조이펀 특허 기반 AI 기술이 적용됐다. 조이핏은 두 개 뎁스카메라를 통해 사람 형상을 파악한다. 수집한 형상을 이미지카메라가 보정, 정확도를 높인다. 동작을 실시간 분석, 교정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사람 형상은 골격 구조로 인식한다. 트레이너와 캐릭터 간 골격 움직임을 비교, 동작이 일치하는지 견줘본다. 요가와 같은 어려운 자세는 골격뿐 아니라 미리 입력해둔 이미지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일치 여부를 찾아낸다.

조이핏을 다시 켜고 무릎을 절반쯤 굽혔다 일어서는 하프 스쿼트 운동을 해봤다. 트레이너가 곁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자세 잡기조차 힘든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혼자서도 거뜬히 할 수 있었다.

조이펀은 2015년 10월 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IT 분야에서만 23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ICT 국가표준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감형 혼합현실 기술포럼 운영위원장도 맡았다. 지난달 23일 조이핏 개발을 완료했다. 피트니스 클럽을 중심으로 판로를 넓혀갈 방침이다.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현재 한국어와 영어로 서비스 중이다. 일본어, 아랍어, 중국어, 독일어 버전을 추가한다. 서비스 고도화에도 속도를 낸다. 운동 콘텐츠 대폭 늘린다. 현재 단위운동 종류는 22가지다. 이달 중 76종으로 확대한다. 다이어트, 상·복부 강화운동 등이 포함됐다.

이용자 체력과 근력을 측정하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맞춤형 운동을 추천해주기 위해서다. 이르면 이달 중 선보인다. 가정용 조이핏 제품 제작, 다양한 이용자 수요를 반영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피트니스 클럽이나 투자자를 만나 제품 우수성을 시장에서 검증을 받고 싶다”면서 “운동을 통한 즐겁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