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629>입는 로봇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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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로봇 좋아하죠? 영화나 만화영화에서 로봇이 강한 힘과 빠르기로 악당을 제압하는 모습은 참 멋있어요. 이런 로봇은 종류가 다양하답니다. 대표적으로 사람이 안에 탑승해 조종하는 로봇이 있고, 외부에서 움직임을 제어하는 로봇도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입는' 로봇도 있어요. 맞아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아이언맨 수트'도 이런 입는 로봇입니다.

입는 로봇은 우리 현실에도 존재합니다. 입는 로봇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활용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Q:입는 로봇이란 무엇이고 언제부터 만들어졌나요?

A:입는 로봇은 이름 그대로 착용하는(웨어러블) 로봇입니다. 우리 몸에 부착해 보통 사람이 가질 수밖에 없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게 합니다. 물론 영화 아이언맨 속에서와 같은 강력한 무기, 비행기능은 아직 없어요. 형태도 온몸을 감싸는 것보다는 일부 영역에 부착하는 형태가 주입니다.

입는 로봇도 역시 형태나 활용 용도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요. 웨어러블 로봇으로 통칭하기도 하지만 곤충이나 게가 가진 겉껍질을 닮았다고 해서 '엑소스켈레톤(외골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능을 생각해 능동형 보조기, 파워슈트 등도 또 다른 이름이랍니다.

생각 자체는 아주 옛날부터 나왔습니다. 우리 역사로 치면 아직 조선시대이던 19세기 말에 기초적인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다만 활용하는 동력은 당시 주로 쓰이던 '증기기관'이었어요.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입는 로봇의 등장은 1960년대입니다. 1965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산업용으로 개발한 하디맨(Hardi-man)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인간을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서 성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성능이 불안정해 실제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과학자들이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입는 로봇은 이후 다른 첨단 기술과 마찬가지로 군사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통해 꽃을 피우게 됩니다. 특히 로봇에 쓸 수 있는 고성능 전기모터가 개발되면서 연구가 본격화됐습니다. 이미 실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는 단계에까지 들어섰습니다.

Q:입는 로봇은 어디에 쓸 수 있나요?

A:입는 로봇은 사용하는 분야 특성에 맞게 세분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군사용을 가장 먼저 들 수 있어요. 군인이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면 전쟁 판도를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목을 받았죠. 냉전시기 러시아와 경쟁하던 미국의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미국이 입는 로봇을 군사 목적에 활용하기로 하고 연구하면서 기틀이 마련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표 성과가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헐크'입니다. 이 로봇은 90㎏ 군장을 멘 채로 시속 16㎞ 속도로 산악지형을 달릴 수 있게 합니다.

맨 처음 개발된 하디맨과 같이 근로자 작업을 지원하는 로봇 분야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이나 부두 선적작업장, 공장라인, 물류 현장에서 근로자 근력을 배가하고, 부상을 방지하는데 쓰입니다. 일본 하네다 공항을 비롯한 일부 현장에는 이미 보급됐습니다.

최근 들어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의료와 재활분야랍니다. 질병이나 장애 때문에 의도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이 손쉽게 행동하도록 돕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Q:우리나라에서도 입는 로봇을 만들고 있나요?

A: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입는 로봇을 만들고 있고, 관련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용 입는 로봇 분야에서는 LG전자, LIG넥스원, 현대로템을 비롯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입는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어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같이 나라에서 운영하는 연구기관에서도 입는 로봇 연구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 금속 재질이 아니라 옷 형태로 웨어러블 로봇을 구현하는 연구 성과도 나오고 있어요.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형상을 기억하는 스프링 다발로 옷감 형태 웨어러블 로봇 구동기를 만들었습니다. 전기를 가하면 원래 형상으로 돌아가는 원리로 움직임을 구현하는 거죠.

입는 로봇 관련 세계 대회에 도전하는 곳도 있어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속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내년 5월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대회 '사이배슬론'에 출전합니다. 이 팀은 지난 2016년 1회 대회에서 웨어러블 로봇 종목 3위에 오른 경험이 있어요.

주최:저자신문

후원: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629&gt;입는 로봇

◇리얼 로봇공학자, MODU 매거진 편집부·박지은 지음, 가나출판사 펴냄.

4차 산업혁명 이후에 더욱 활성화될 비전 있는 로봇 개발에 대해, 현재 가장 주목받는 로봇공학자 중 한 명인 한재권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쉽게 설명해 준다. 현재 로봇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이며 로봇공학자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와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특히 책을 읽자마다 바로 활용 수 있는 최신 정보, 즉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국내외 로봇 대회,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봇 대회, 로봇공학자가 되기 위한 대학과 학과 정보, 국내외 유명 로봇공학자도 자세히 알려준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629&gt;입는 로봇

◇굿모닝 웨어러블, 권기현 지음, 샘콤텐츠 펴냄

중도 장애인 핸드 사이클선수인 권기현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웨어러블 로봇의 만남을 소개한다. 굳건하게 장애와 마주하며 이겨나가는 핸드사이클 선수가 장애를 얻게 된 배경, 웨어러블 로봇을 만나고 장애를 극복하기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영화 아이언맨처럼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일어서고, 걷는 도전에 나선다고 말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