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CJ 장남 이선호 '징역 5년' 구형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검찰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자신의 혐의를 전부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7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 대해 징역 5년과 추징금 2만7000원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해외서 대마 수수와 매수에 그치지 않고 국내로 이를 밀수입했다”면서 “밀수량이 상당하고 흡연 사실도 확인돼 사안이 중대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일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수입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또 올해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수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이날 흰색 셔츠에 색 바랜 녹색 수의를 입은 채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다소 담담한 표정으로 구형 이유를 듣던 이씨는 재판을 마치고 나가기 전 잠시 멈춰서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씨는 이날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너무도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다. 10년 동안 함께한 임직원에게 상실감을 안겨줬다는 자책감에 마음 아프다”면서 “가정에서 책임감 있는 아들, 자랑스러운 남편으로, 회사에서는 믿음직한 동료로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7일 오전 11시 20분 인천지방법원 법정 410호에서 이선호씨의 첫 재판이 열렸다.
7일 오전 11시 20분 인천지방법원 법정 410호에서 이선호씨의 첫 재판이 열렸다.

변호인은 이씨의 아내인 이다희 전 아나운서가 만삭인 상태라고 언급하며 추가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씨가 대학시절 쓴 에세이 한 구절을 밝히면서 이씨가 교통사고 후유증과 유전병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곧 한 아이 아버지가 되는 이씨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만삭의 부인과 검찰청을 직접 찾아가 모든 것을 자백하고 구속을 자처한 점을 정상 참작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장에는 이 회장의 아내이자 이씨의 모친인 김희재 여사와 누나인 이경후 상무가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체크무늬 블라우스의 김 여사와 갈색 코트를 입은 이 상무는 이씨의 진술을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본 후 입을 굳게 다문 채 준비된 카니발 차량을 타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