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노동에 보상책임 떠넘기기...청소년 울리는 배달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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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기사 처우 및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자 배달 기사는 점점 더 열악한 업무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7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대형업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성년자가 영세업체로 발길을 돌렸다가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대형업체는 미성년자 채용이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 연령 제한을 둔다. 반면 인력 확보가 어려운 소규모 업체는 무분별한 채용이 많다.

통상 배달업계도 작은 업체일수록 악덕 업주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미성년자 기사가 사회 경험이 적다는 점을 악용해 노동을 착취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대표 사례가 과도한 배달을 배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상 책임을 기사에게 묻는 경우다.

한 현직 배달기사는 “주문이 몰릴 때 시간 내 절대 처리할 수 없는 배달을 강제 배차 시킨다. 처리가 되면 다행인 거고, 주문 고객이 음식이 늦어 환불을 요청하면 음식값 배상을 기사에게 넘긴다”고 설명했다. 이륜차 관리 및 수리 비용을 기사에게 덤터기 씌우고, 무상 노동을 요구했다는 피해 사례도 있다.

현행법상 125cc 이하 이륜차 운행 자격을 부여하는 2종 소형 원동기 면허는 만 16세가 넘으면 취득할 수 있다. 배달업에 뛰어든 청소년 상당수는 학업을 중단했거나 가정 형편이 불우한 경우다. 전문 기술이 부족해 첫 아르바이트로 배달업을 택한다. 위험하지만 시간 대비 수입이 좋은 편이고, 청소년 특성상 이륜차 운전 자체에 선망을 가지기도 한다. 배달대행 업체에서 근무하면 리스 방식으로 이륜차를 지원받을 수 있다. 목돈을 들이지 않고 자가 이륜차를 가지기 용이하다.

그러나 대형 업체의 배달 기사 채용 연령 기준은 전반적으로 만 16세보다는 높다. 구인 사이트를 살펴보면 제트콜 등 배달대행 업체들은 통상 기사 지원 자격을 23세~50세로 제한한다. 나이제한을 명시하지 않은 업체도 면접 과정에서 대부분 미성년자는 탈락시킨다. 현장 사무실에서도 군필자를 선호한다.

전문 배달기사가 아닌 일반인 위주로 모집하는 쿠팡이츠는 만 19세 이상 지원 가능하다. 이달 서비스가 종료되는 우버이츠는 만 18세 이상으로 연령 제한을 뒀다. 배민 커넥트는 자전거·전동킥보드 배달은 만 19세 이상, 오토바이 배달은 만 26세 이상으로 연령 제한을 나눠서 둔다.

대형 업체들이 제한 연령을 높게 두는 이유는 보험 문제 영향이 크다. 이륜차 유상운송 종합보험을 개인이 들려면 1년 평균 800만~900만원을 내야 한다. 업체가 단체 보험을 들면 비용 부담은 줄어들지만 일정 이상 연령대만 받아야 한다.

박정운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보험 문제가 맞물려 있는 만큼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 라이더유니온에서도 개별 피해 사례를 상담하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