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격전 예고...롯데免 자존심 회복할까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내년 특허권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매출 규모가 상당한 데다 최장 10년까지 영업할 수 있어 시장 관심이 뜨겁다. 특히 최근 몇 년새 입찰 경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은 자존심 회복을 벼르는 눈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이 연말 진행될 예정이다. 그 중 △롯데(DF3) △신라(DF2·DF4·DF6) △신세계(DF7)가 운영 중인 5곳을 놓고 대기업 간 눈치싸움이 분주하다.

이들 사업장은 매출 규모가 상당해 알짜배기 사업장으로 꼽힌다. 이번에 대기업 몫으로 나온 5개 구역에서만 연매출이 1조원을 훌쩍 웃돈다. 풍부한 유동인구가 보장돼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기존 최저보장금액 방식이 아닌 매출과 연동해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영업요율 산정방식이 적용될 경우, 임대료 부담도 예전보다 덜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제2터미널 개장에 따른 이용객 분산으로 임대료를 27.9% 일괄 인하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인천공항공사 최소수용금액도 기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최장 10년간 운영이 보장된다는 점도 업계의 구미를 당긴다. 지난해 관세법 개정으로 대기업 면세점 특허 기간도 한 차례 갱신이 가능해졌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 면세점 진입은 흔치 않은 기회인데다, 이번에 놓치면 10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각오를 다지고 있다. 롯데는 최근 2년 새 국내서 이뤄진 3차례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잇달아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42%를 웃돌던 시장점유율도 어느새 39%까지 추락했다. 그 사이 신라면세점 30%, 신세계면세점 18% 점유율을 늘리며 격차를 좁혔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신라면세점이 보유한 향수·화장품 판매구역을 놓고 각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 입장에선 T1 부분철수에 따른 점유율 감소를 만회해야 하고, 신라로선 추격의 고삐를 죄기 위해서라도 매출이 높은 핵심 사업장을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공고가 나지 않아 정확한 조건은 알 수 없지만 사업성 측면에서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내부 신규사업팀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직 공항 사업장이 없는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입찰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무역센터점 한 곳만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추가 사업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면세사업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호텔롯데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면세사업의 시장 점유율 회복이 급선무”라며 “신라가 운영 중인 향수·화장품 구역을 놓고 양사가 치열하게 맞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