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52시간 보완책, 서둘러야 한다

[사설]주52시간 보완책, 서둘러야 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주52시간 근무제 확대 적용과 관련해 “중소기업에서 어려움을 제기해 이번 달 중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부 방안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행정부 내부에서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을 꼽아 관계 부처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상당 부분 진척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주52시간 근무제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 확대 시행에 경제계의 우려가 크다”면서 “국회에서 입법이 안 됐을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내년 1월 1일부터는 50~30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다. 사실상 전면 시행이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대통령과 부총리의 메시지는 그만큼 상황이 긴박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6%가 주52시간제 준비가 안 됐다고 답했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전혀 대비책이 없다는 이야기다. 설상가상으로 정치권 논의는 답보 상태다. 충격 완화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완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골자로 노·사·정 합의를 거친 법안을 발의했지만 7개월이 지나도록 야당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애초부터 주52시간 근무제는 무리한 법안이었다. 근로자 복지를 위해 필요하지만 현장과 동 떨어져 있어 연기 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여론이었다. 결국 정부안대로 확정됐지만 불과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현장의 아우성으로 되돌아왔다.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방법은 보완 법의 통과지만 정국 상황을 볼 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가 하루빨리 보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시점 운운할 정도로의 여유가 없다. 자칫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범법자로 몰릴 상황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