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도 “젊어져야 산다”…스트리트 캐주얼 강화

빈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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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캐주얼 패션이 시장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업계 움직임도 바빠졌다. 1020대를 겨냥한 중견 패션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면서 패션 대기업들도 스포츠 캐주얼 라인을 강화하는 등 젊은층을 공략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헤지스 등 3040대 위주의 브랜드 라인을 확장하기 위해 최근 미국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챔피온'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자체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를 론칭했다. 국내 유스 패션의 급성장과 시장 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스트리트 캐주얼 부문에서 보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리바이스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유효상 상무를 챔피온 브랜드사업 총괄로 영입한 LF는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챔피온 글로벌 전 라인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캐주얼 브랜드 빈폴의 노후화된 이미지를 벗고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브랜딩 리뉴얼에 나선다. 특히 빈폴의 브랜드 개편을 위해 제일모직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구호 디자이너를 컨설팅 고문으로 재영입했다.

젊은 이미지 구축을 위해 지난해 빈폴아웃도어에서 브랜드명을 변경한 빈폴스포츠 역시 올해 하반기를 겨냥해 액티브 라인과 온라운더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해당 제품은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실용성과 트렌드를 동시에 잡는데 중점을 뒀다.

여기에 어글리 슈즈 트렌드에 맞춰 청키 스니커즈 스타일의 '바운서'를 출시하고, 여성 스트리트 브랜드 키르시와 협업하는 등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이는 정체된 국내 패션시장에서 휠라코리아와 F&F 등 스트리트 캐주얼을 주력으로 한 패션업체들이 고속성장을 이어가는 것과 무관치 않다. 휠라와 F&F는 어글리슈즈와 스포츠 캐주얼 등 1020대를 겨냥한 브랜드로 변모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 등 패션 대기업 매출은 역신장하거나 한 자릿수 신장에 그친 반면, 스트리트 패션에 주력한 휠라코리아나 F&F 매출은 각각 22.2%, 30.0% 두 자릿수 성장하며 대조를 이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성장 정체기를 맞은 국내 패션시장과 달리 캐주얼 의류 시장은 연평균 5.7%의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맞춰 대기업들도 밀레니얼 고객을 중심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