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병원 HIS 사업 쏟아지는데...수행 가능 기업 2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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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전경
<충북대병원 전경>

국내 중·대형 병원이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상용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지만 수행 가능한 업체가 2~3곳에 불과해 사업 유찰이 빈번하다. 의료 분야 패키지 솔루션 육성과 함께 병원 IT사업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충북대병원 차세대 HIS 구축사업은 단독응찰로 유찰된 뒤 두 번째 입찰에서도 단 한 곳만 응찰했다. 사실상 사업자 선택권 없이 추진해야 할 실정이다.

8월 첫 입찰 공고한 충북대병원은 당시 이지케어텍 단독 응찰로 사업이 유찰됐다. 지난해 다시 공고했지만 이번에도 이지케어텍 외에 다른 사업자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절차나 기업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이지케어텍 사업 수주가 유력하다.

충북대병원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은 약 160억원 규모 중대형 프로젝트다. 노후 HIS를 교체하고 스토리지, 서버 등 하드웨어(HW)도 고도화한다.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 등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 마련도 과업에 포함됐다. 상급종합병원이라는 레퍼런스와 사업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선 중대형 프로젝트이지만 사업자 선정에 난항이다.

상급종합병원 차세대 시스템 사업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충남대병원도 두 차례 단독응찰로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했다. 가천대 길병원, 경희의료원 차세대 시스템 사업도 마찬가지다.

충남대병원 전경
<충남대병원 전경>

참여가 저조한 것은 기본적으로 업체 수가 적기 때문이다. 최근 병원 차세대 시스템 사업은 과거 시스템통합(SI) 성격의 자체 시스템 개발·구축이 아닌 패키지 솔루션 도입이 확산된다. 수백억원씩 투입되는 예산과 2~3년 가까이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내에서 HIS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는 이지케어텍, 평화이즈, 삼성SDS, 한국후지쯔, 롯데정보통신, 비트컴퓨터 정도가 꼽힌다. 삼성SDS는 삼성서울병원 외에 대외 사업을 거의 하지 않는데다 한국후지쯔, 롯데정보통신, 비트컴퓨터 역시 대외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소병원을 겨냥한다. 사실상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이지케어텍, 평화이즈 밖에 없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차세대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걱정 중 하나가 사업방향과 과업을 충실히 수행할 사업자를 찾는 것”이라면서 “기업, 솔루션 경쟁력을 꼼꼼히 검토해야 하는데, 참여기업이 한두 곳에 불과하니 검토는커녕 유찰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연말부터 내년까지 서울시보라매병원, 제주대병원, 강원대병원, 조선대병원 등도 차세대 사업을 추진한다. 마찬가지로 사업자 찾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향후 수요를 고려할 때 경쟁력 있는 패키지 솔루션 육성이 시급하다. '빅5' 병원을 제외하고 향후 상당수 병원은 패키지 솔루션 도입 선회가 예상된다. 의료SI업체나 기존 SW업체의 HIS 솔루션 시장 진출도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병원 IT산업 수익성 개선이 요구된다. 병원 경영진 IT 투자 확대와 제도적 지원으로 기업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병원은 일반 기업과 업무 프로세스도 다르고 시스템 장애 시 단순 불편을 넘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만큼 전문성이 요구된다”면서 “복잡하고 방대한 과업에 비해 사업비는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시장 매력이 떨어지는데,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