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눈' 밝힌 韓스타트업 실리콘밸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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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자체 개발한 4D 이미지 레이더 레티나.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자체 개발한 4D 이미지 레이더 레티나.>

한국 스타트업이 자율주행자동차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 성능을 5배 가까이 높였다. 드론, 로봇 시야를 밝히는 데도 활용되는 기술이다. 최근 실리콘밸리 소재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대표 김용환)이 자체 개발한 '4D 이미지 레이더(4D Imaging Radar)'다. 레이더는 전자파를 이용해 물체 방향, 거리를 파악하는 센서 시스템이다. 레이더 인쇄회로기판(PCB)은 무선 신호를 처리하는 레이더칩과 안테나로 구성돼 있다.

안테나 배치 기술이 핵심 역량이다. 일반적으로 PCB에 신호를 수신하는 안테나를 추가할수록 전방 사물을 보다 더 정확히 인식한다. 안테나는 사물을 점으로 표시한다. 점이 촘촘하게 배열될수록 사물 형태가 뚜렷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안테나를 무작정 늘릴 순 없다. 안테나는 물론 PCB 크기와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이 같은 고민을 해결했다. 비정형 안테나 배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PCB에 안테나를 규칙적으로 배열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곡선형으로 불규칙하게 설계한다. 안테나를 적게 쓰면서도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해서다. 전용 소프트웨어(SW)와 함께 작동한다. 복잡한 안테나 구조 탓에 신호 분석 작업도 까다롭다. 맞춤형 SW가 필요한 이유다.

4D 이미지 레이더는 1024개 안테나가 장착된 레이더 성능을 192개 안테나로 구현했다. 시장조사 업체 욜 디벨롭먼트는 올해 초 4D 이미지 레이더 성능을 글로벌 선두로 꼽았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국내외 기업, 투자사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4D 이미지 레이더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난달 개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전파방송기술대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현재 글로벌 회사 10곳 이상과 협업 중이다. 미국, 일본, 유럽 지역 업체다. 자동차 부품기업 3곳, 자율주행 개발사 2곳이 포함됐다.

투자금도 두둑이 확보했다. 2017년 말 휴맥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3월에는 48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투자사 헤미벤처스를 비롯해 카카오벤처스, 뮤렉스파트너스,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현대투자파트너스가 공동 참여했다. 헤미벤처스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 첫 사례다.

4D 이미지 레이더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로봇, 드론, 보안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 장착, 사람 탑승 여부를 점검하는 안전장치로도 활용 가능하다.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2015년 12월 인큐베이팅에 돌입했다. 2017년 10월 정식 법인으로 설립됐다.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는 LG전자에서 홈 사물인터넷(IoT), 빌딩 매니지먼트 시스템, LED 조명 부문 사업담당을 거친 IT 전문가다. 2009년부터 지금 회사에 합류하기 전까지 LG그룹 임원을 지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실리콘밸리 시스코시스템즈에서 시작했다. 미국 2위 통신사 AT&T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김 대표는 “4D 이미지 레이더를 내년 10만개, 2021년 20만개 넘게 판매할 목표”라면서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뒤 실리콘밸리 '페이팔 마피아'처럼 직원들을 계속 분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