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가니 그 월급 안 준다는데"…카카오 벤티 출시 전 기사들 혼란

"면접가니 그 월급 안 준다는데"…카카오 벤티 출시 전 기사들 혼란

이달 출시 예정인 카카오모빌리티 11인승 승합차 택시 '벤티' 월급이 기존 공고 내용과 달라 지원 기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납금 없는 고정 월급제 택시 소식에 지원자가 몰렸으나, 실상 처우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20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벤티 기사 수입이 주 6일, 하루 12시간 근무 기준 230만원으로 안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지됐던 260만원 대비 30만원 하향된 금액이다. 벤티 면접을 본 지원자는 “우선 자리 잡힐 때까지 해당 조건으로 근무하라고 했다”면서 “주휴·야간·휴일 수당이 포함되면 최저임금은 넘는지 의심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김길래 라이드코리아 대표는 “벤티 기사 면접을 보고 왔다는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라면서 “상호 크로스체크가 되는 만큼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식 공고된 벤티 기사 처우는 월 고정급 260만원에 인센티브 추가 지급이다. 하루 12시간 근무 중 8시간 40분은 택시를 운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차량정비 및 교대시간, 휴게시간에 써야 한다.

벤티는 고객 골라태우기나 승차거부가 불가능한 '강제배차' 방식이 도입될 것이 유력해 기존 택시 대비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다. 여기에 더해 벤티 출시 시점 직후 연말연시 택시 수요 증가가 예상돼 시기상 근무 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월 260만원도 매력적인 급여라고 보기 어렵다. 230만원은 다른 택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서울시가 밝힌 법인 택시기사 월평균 수입은 2018년 기준 217만원(세전)이다.

경쟁 서비스인 타다와 비교해도 급여 차이가 꽤 나는 편이다. 타다 운영사 VCNC에 따르면 타다 드라이버 월 평균 수입은 약 313만원(월 25일, 일 10시간 운행 기준)으로 집계됐다. 시급 1만원에 피크시간 인센티브가 붙는다. 프리랜서 타다 드라이버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소득의 3.3%만 세금으로 낸다. 다만 타다 측이 공개한 평균 수입은 기본급에 인센티브가 추가된 금액이다. 정확한 수입 비교는 벤티 출시 후 성적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이드는 월 260만원이 맞으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을 수 있다. 수습기간 3개월 간 급여 90%를 적용한다는 말이 와전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후 면접과정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면접 담당자가 착각했거나, '자리가 잡히면'이 수습기간을 의미했다는 설명이다. 벤티 기사 모집문에는 수습 기간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벤티는 700~800대 규모로 이달 출시될 예정이다. 같은 승합차로 서비스하는 타다와 맞붙는다. 시간에 따라 운임이 변하는 탄력요금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21일 출시가 유력하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