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상무부, 한국 전력거래소 실사…철강업체 보조금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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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전자신문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전자신문 DB]>

미국 상무부가 '한국 정부 지원으로 자국산 도금강판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현지 업체 주장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상계관세 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소속 상무관이 지난 21일부터 전력거래소를 방문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실사는 한국 정부가 국내 철강업체에 전기를 값싸게 제공해주는 식으로 한국산 도금강판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국내 양대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해마다 1조원 안팎의 전기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 직원들은 전력거래소가 어떤 식으로 전기를 거래하고 철강사에 공급하는지 현황을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또 23일 산업부 관계자들과 만나 도금강판 생산 현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사 결과는 도금강판 상계관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정부 보조금을 받은 상품이 수입돼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야기할 경우, 수입국이 부과한다. 상품 가격 가운데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관세율이 매겨진다. 미국은 매해 이를 책정한다.

일부에선 올해 상계관세가 대폭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도금강판 상계관세를 지렛대 삼아 이날(현지시각)부터 진행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인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전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워, 한국산 철강·자동차 등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상계관세를 매기거나 실사를 진행한 사례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열린 전력거래시장을 운영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면서 “상업용 전기요금 불법지원 의혹으로 전력거래소를 실사한 것은 정치 명분을 찾으려는 수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통상 절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에도 대구경강관, 후판 등과 관련해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올해 도금강판 실사도 비슷한 취지에서 2차 연례 재심을 위해 실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 상반기에 (상계관세 등) 조사가 개시되다 보니 시기적으로 하반기에 실사가 집중된다”면서 “특별히 예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