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16>4차 산업혁명을 끌고 가는 쌍두마차(1)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과 미국이며, 플랫폼 인더스트리 4.0(I4.0)과 산업인터넷 컨소시엄(IIC)이 이들의 4차 산업혁명 전략을 담은 간판이다. 두 나라의 전략 간에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지만 서로 다른 점도 많으며, 이를 살펴보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골격 이해에 도움이 된다.

I4.0은 첨단제조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며, IIC는 산업사물인터넷(IIoT) 채택을 가속해 비즈니스와 사회를 변모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런 목표는 현재 생산 체계를 디지털화하는 디지털 전환이 산업 전반으로 폭넓게 확산돼야만 실현할 수 있다. I4.0이나 IIC 모두 물리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고 운영기술(OT)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효용성·효율성·연속성·일관성·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OT와 민첩성, 속도, 유연성, 원가 절감, 비즈니스 감각, 보안을 특징으로 하는 IT를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첨단 제조 환경 이상향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연결성, 데이터, 분석, 최적화, 지능형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IIoT가 OT와 IT의 융합을 촉진하는 수단이다.

OT와 IT가 IIoT로 연결된 모델이 사이버물리체계(CPS)와 디지털트윈(DT)이며, 두 진영을 대표하고 있다. CPS와 DT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것은 실제 환경에서 얻은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환경과 똑같은 세계를 디지털 공간에 구현하고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 환경을 제어하는 것이다. 기계, 생산 라인, 공장, 산업 간 구축된 인터넷을 통한 양방향 데이터 통신으로 생산 체계가 최적의 상태로 자율 운전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사람이 개입하며,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기만 하면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CPS가 생산 체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둔 수평 구조인 반면에 DT는 생산 체계를 포함한 여러 계층을 연결하는 자산 흐름에 초점을 맞춘 수직 구조를 하고 있다.

CPS와 DT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계, 생산 라인, 공장, 작업자 외에도 물류 등 여러 요소 상호 간 끊김과 지연이 없는 데이터 운용체계(OS)가 필요하다. OT와 IT를 연결하는 IIoT의 아키텍처를 기업들이 쉽게 받아들여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 영역별로 디지털화할 수 있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체계를 갖춰야 하며, 상호 운용성이 보장된 표준화된 아키텍처가 있어야 한다. I4.0이나 IIC는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참조 아키텍처인 RAMI 4.0과 IIRA를 보급하고 있다. RAMI 4.0은 데이터 처리, 분석, 전환 등을 기반으로 작업장과 사무실의 여러 요소 간 세밀한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에 IIRA는 기업 자원 기획이나 공급사슬 관리와 같은 비즈니스 영역에 있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조건 또는 관계를 통합하고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I4.0과 IIC 외에 유럽연합(EU)의 국제 데이터 공간 아키텍처(IDSA), 미래 인터넷 개방 플랫폼(FIWARE), 사물인터넷 아키텍처(IoT-A)와 일본의 산업 가치사슬 계획(IVI)이 제안한 아키텍처인 스마트 제조유닛(SMU) 등 여러 데이터 플랫폼과 이들이 제공하는 참조 아키텍처도 있다. 각각의 데이터 플랫폼 아키텍처를 발전시키는 것과 함께 다른 아키텍처와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가가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생산 체계인 4차 산업혁명의 확산에 관건이 될 것이다.

다음 주에는 독일과 미국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다.

[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16>4차 산업혁명을 끌고 가는 쌍두마차(1)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