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의 힘은 기업에서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혁신'을 첫째 목표로 꼽았다. 이어 언급한 '포용' '공정' '평화' 등의 목표도 가치가 같겠지만 “첫째 우리 경제의 '혁신의 힘'을 키우는 재정”이라는 문 대통령의 첫마디는 나름의 기대를 불러온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내세웠지만 이른바 '소주성'(소득주도성장)에 혁신 성장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였다. 여러 경제지표 등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난 후에야 뒤늦게 혁신성장 정책에 힘이 실렸다.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늦었지만 혁신 성장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여 줬다. 어느덧 현 정부도 임기의 절반 가까이 지나고 있다. 남은 2년 반 동안 혁신에 박차를 가해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시정연설에서 아쉬움도 없지 않다. 문 대통령은 혁신의 밑거름으로 재정을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기준으로도 우리 재정의 건전성이 최고 수준이라며 확장예산 정책을 유지했다. 우리 재정 여력이 충분한지 논란을 떠나 국가 재정 기반의 경제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 문 대통령 말대로 국민이 체감할 때까지 재정 역할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으로 하여금 시장이라는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이 과거 시장의 규칙에 얽매여 한 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낡은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대기업이 규모에 맞는 역할로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게끔 불필요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 대신 이날 밝힌 대로 세제 인센티브 등 다양한 투자 장려책을 내놔야 한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힘'은 땅속에 매장된 '유전'보다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의 힘'을 키우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을 '총성 없는 전쟁'으로 표현했다. 총성 없는 전쟁에 나서는 것도, 승리하는 것도 기업에서 비롯된다. 혁신의 힘을 키우는 것은 곧 기업, 산업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