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양자컴퓨터에 5500만달러 투자···양자컴 본격 개발

이온큐
이온큐

삼성전자가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에 수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잇따라 투자, 삼성전자가 양자컴퓨터 개발을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다.

미국 메릴린드주에 위치한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이온큐(IonQ)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와 아랍에미리트 무바달라캐피탈이 5500만 달러(약 645억원)를 투자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양 사 투자 비율이 공개되지 않아 삼성전자 투자 규모를 알 수 없다.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벤처투자 전문 펀드이며, 무바달라캐피탈은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운영한다.

이온큐는 투자금으로 범용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이를 클라우드 등 상업적 형태로 일반에 제공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온큐와 공동으로 양자컴퓨터용 칩을 개발할 것으로 외신은 예상했다. 칩은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미세전자제어기술(MEMS)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만든 양자컴퓨터를 삼성전자가 구입해 인공지능(AI), 가전, 자동차 전장 등 전 사업부문에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온큐는 다양한 양자컴퓨터 구현 방법 가운데 '이온 덫(이온 트랩)'을 이용한다. 양자컴퓨터 구현 방법 가운데 가장 먼저 시도된 이온 트랩은 전기장을 이용해 이온(전하를 띤 입자)을 포획한 뒤 공중에 둥둥 띄워두는 방식이다. 이온 하나하나를 고전컴퓨터의 비트에 해당하는 '양자비트(큐비트)'로 활용해 계산을 수행한다.

2016년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토퍼 먼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공동 설립한 이온큐는 이온트랩 방식 양자컴퓨터 기술이 가장 뛰어난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기 위해 절대온도(약 영하 273도)를 유지해야 하는 경쟁사와 달리 이온큐는 상온에서 작동하는 게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달 초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알리로'에 270만달러(약 32억원)를 투자했다. 양자컴퓨터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다.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에 투자, 삼성전자가 양자컴퓨터 개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0여년 전부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등을 통해 양자 기초기술에 투자해 넓은 인력풀도 보유하고 있다.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알리바바 등이 양자컴퓨터 기술개발을 먼저 시작했지만 반도체 등 삼성전자 기술력을 고려할 때 선두주자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